“대만 표기 삭제하라” 중국 압박에 유나이티드항공 기지 발휘

By 이 충민

중국 민항총국(CAAC)은 4월말 44개 항공사에 공문을 보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 홍콩, 마카오가 중국과 별개 국가인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자료상 표현들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결국 대부분 항공사들이 대만 표기를 삭제하고 ‘대만, 중국’ 처럼 대만을 중국 내 일부 지역처럼 여겨질 수 있도록 수정하거나 도시명 또는 공항코드 등으로 표기했다.

하지만 시카고에 본사를 둔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은 30일 한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여행 지역을 표기한 홈페이지 화면에 중화권 국가들을 지역명 대신 이용되는 통화로 표기했다.

중국은 인민폐(CNY), 홍콩은 홍콩달러(HKD), 대만은 신대만달러(NTD)로 표기한 것.

중국의 요구대로 홈페이지 목적지 표기에서 ‘대만’을 삭제했지만 지역명을 통화명으로 대체하며 대만의 분리된 존재는 그대로 인정하는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united.com 캡처

이에 대만은 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리셴장(李憲章)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을 중국 본토와 차별화 할 수 있도록 유연한 방법으로 해결책을 마련해 매우 기쁘다”며 “중국이 항공사에 대만 표기 삭제를 요구한 것은 대만을 중국 본토의 일부로 만들기 위한 것이고 이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은 대만에 미국 대사관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 신관을 건설한데 이어 AIT 보안을 위해 해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이 해군을 AIT 경비원으로 배치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들은 대만 내에서 채용된 사람들과 함께 AIT의 안전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