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거든 울어라’
이런 무시무시한 글귀가 새겨진 ‘배고픔의 돌(Hunger Stones)’이 최근 유럽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올 여름 심각한 폭염과 가뭄으로 엘베강 아래에 잠겨 있던 ‘배고픔의 돌’들이 다시 수면 위로 나타난 것.
엘베강은 체코에서 독일을 건너 북해로 흘러드는 강이다.
강변 여러 곳에 널려 있는 10여개의 ‘배고픔의 돌’은 유럽인들이 강물 수위를 측정하는데 썼던 오래된 바위들이다.
과거 유럽인들은 가혹한 가뭄이 닥칠 때마다 이 바위에 수위를 표시하고 날짜도 새겨놓았는데, 가장 최근 날짜는 1900년이고 오래된 날짜는 1616년이다.
특히 이 ‘배고픔의 돌’들은 단순히 수문학 지표의 역할만 한 것이 아니라, 어려운 상황을 예고하는 메시지도 함께 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바위들에는 ‘나를 보거든 울어라’는 ‘우리는 울었다. 우리는 울고 있다. 그리고 당신은 곧 울 것이다’라는 등의 예언 비슷한 글귀들이 독일어로 새겨져 있다.
독일 경내에 있는 다른 한 바위에는 ‘당신이 다시 이 돌을 보게 되면 울 것이다. 1417년에 물이 얕아 졌다’는 문구가 있다.
학자들은 이런 숫자와 글귀들은 농작물 수확이 급감해 식량이 부족하고 물가가 상승하면서 사람들이 기아에 시달리게 됨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엘베강 관리자인 지리 마흐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된 2015년 이후 최근 몇 년 간 해마다 바위가 몇 개씩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엘베강은 반세기 만에 가장 낮은 수위를 기록하면서, 2차 세계대전 당시 강바닥에 잠겼던 수류탄과 지뢰 등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