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비극 앞에서 셀카를 찍었다”…이탈리아 충격의 도가니

By 이 충민

열차 사고 현장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 남성의 사진에 이탈리아가 큰 충격에 빠졌다고 BBC 등 외신들이 전했다.

사진기자인 지오르지오 람브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피아센자 지역 신문인 리베르타에 지난달 26일 피아센자역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실었다.

그는 ‘당신이 예상하지 못했던 야만 주의: 비극 앞에서 셀카 찍기’라는 제목을 달았다.

GIORGIO LAMBRI

당시 해당 역에서는 캐나다 여성이 열차에 치여 중상을 입어 구조 요원들이 출동해 응급 구조 조처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옆 승강장에서 흰옷을 입은 젊은 남성이 그 장면을 배경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해 셀카를 찍고 있었다. 이 남성은 심지어 한 손으로 ‘V’자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파장은 컸다. 이 사진은 이탈리아 상당수 일간지 1면에 다뤄졌고, 소셜 미디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트위터 캡처

현지 언론 라 스탐파는 “인터넷에서 자라난 암”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셀카를 찍은 젊은 남성은 나쁘다기보다 영혼과 인간성을 잊은 채 인터넷의 자동화 기계처럼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라디오 진행자인 이콜라 사비노는 “인류가 소멸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일부 트위터 이용자는 “이제 더는 어떤 것도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람브리도 “우리는 완전히 도덕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