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만난 펜스 “수십년 北 믿었지만 약속 깨져…실수 반복 안해”

By 이 충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에 대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15일 싱가포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회의)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과거 정부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수십 년간 북한의 약속만 믿고 제재를 풀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줬지만 이후 그 약속은 다시 깨졌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궁극적으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믿지만 앞으로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원칙론을 재확인한 펜스 부통령에게 대북제재 완화나 종전선언에 관한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SBS 캡처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앞으로 더 많은 중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북쪽과 좀 더 긴밀히 소통하고 대화해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와 핵·미사일 실험 중단 등 기존 조치와, 미국에 약속한 핵실험장 사찰단 수용 등에 상응하는 조치로 제재 완화를 요구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 요구에 응할 생각이 현재로선 크지 않다는게 외교 소식통의 전언이다.

결국 펜스 부통령의 요청에는 ‘북한이 제재 완화를 얻어내려면 핵신고와 검증 수용 등 더 중대한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시각이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조만간 김 위원장의 방남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특히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미국은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풍계리 핵실험장은 물론 영변 핵시설 등에 대해서도 사찰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