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인 중앙(CC)TV 특파원이 주재국인 영국에서 열린 홍콩 민주화 토론회 행사장에서 취재 도중 주최 측과 언쟁을 벌인 끝에 체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일 CCTV 영국 특파원인 쿵린린(孔琳琳·48)이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가 버밍엄에서 개최하는 홍콩 독립활동 행사에 참석해 발언 내용과 관련해 언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이날 토론회장에서 홍콩워치 공동 설립자이자 부회장인 인권운동가 베네딕트 로저스가 “중국은 홍콩 반환 당시 약속했던 일국양제를 지켜야 한다”며 홍콩의 민주화를 요구했다.
그러자 쿵 기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은 거짓말쟁이에 중국을 분리하려는 반(反)중국인이다. 심지어 중국인도 아니다. 나머지도 모두 반역자들이다”라고 주장했다.
한 자원봉사자가 쿵 기자에게 나가줄 것을 요구하자 쿵 기자는 “나는 언론인”이라며 거부하자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쿵 기자를 토론회장 밖으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쿵 기자는 한 자원봉사자의 뺨을 두 차례 때렸다.
쿵 기자는 “이것이 영국의 민주주의냐?”라며 격렬하게 항의를 벌였고 폭행피해자인 자원봉사자를 ‘홍콩의 꼭두각시’라 부르며 모욕했다.
쿵 기자는 곧 풀려났지만 주영국 중국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언론 자유를 자랑하는 나라에서 취재권을 보장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밝히며,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영국 인권위원회 측은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로저스 부회장은 1일 성명을 내고 “당시 80명 이상이 콩 기자가 자원봉사자를 때리는 것을 봤다”며 “쿵 기자는 즉시 사과를 해야 하고, 중국 정부도 그들의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