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검열에 굴복하는 구글에 직원들 뿔났다

By 이 충민

구글이 중국 정부가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웹사이트와 검색 결과를 차단하는 검색엔진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구글 직원들이 비판에 나섰다.

지난 1일 탐사보도 전문매체 ‘디인터셉트’는 구글 내부 문서를 입수, 구글이 지난봄부터 ‘드래곤플라이’라는 이름의 중국 전용 검색 앱을 개발 중이라고 폭로했다.

구글은 이미 중국 정부 관리들에게 이 서비스를 시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앱은 중국 당국에서 금지하는 ‘민주주의’ ‘평화 시위’ ‘인권’ ‘파룬궁’ 등 검색어와 영국 BBC, 위키피디아 등 특정 웹사이트를 차단한다.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는 검색결과만 보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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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구글 직원들부터 반발하고 있다.

메레디스 휘태커 ‘구글 오픈 리서치 그룹’ 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세계 인권 선언 19조인 표현의 자유에 어긋나는 내용”이라면서 “인권을 저버린 기술을 만들지 않겠다는 구글의 약속도 어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글 직원은 블룸버그에 “사람들은 구글이 진짜 정보를 공유한다고 믿고 있다”면서 “중국 전용 ‘검열 엔진’은 이러한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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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주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구글이 검열 검색 엔진을 개발한다는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구글이 미국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국방부는 도와주지 않지만, 진실을 검열하는 중국은 돕는 것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구글이 중국에 다시 진출하더라도 성공확률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구글이 지난 2009년 중국을 떠난 이후, 바이두, 알리바바, 위챗 등 중국 IT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그 빈자리를 메웠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에서는 구글의 유튜브나 검색, 지메일 서비스 외에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세계적인 소셜미디어가 막혀있으며,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 같은 매체에도 접근할 수 없다.

한국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앱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