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수 침체에도 명품은 뜬다(한)

[www.ntdtv.com 2012-06-26]

극심한 빈부격차… 한쪽엔 명품시장, 한쪽엔 그늘

극심한 빈부격차를 겪는 중국이 명품 브랜드의 캐쉬카우(현금창출원)로 부상,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모로코에서 열린 명품 브랜드업계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중국인의 명품 사랑에 혀를 내둘렀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시장은 주요 명품브랜드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중국인들은 불황에도 290만 원짜리 루이비통 락킷백, 58만 원짜리 몽블랑 만년필을 사려고 몰려든다.

샤넬,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의 중국 내 판매 가격은 유럽 현지보다 비싸다. 중국인은 내수 시장 외에도 해외여행에서도 큰 손으로 통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수억 원어치의 명품을 싹쓸이 쇼핑했다는 보도도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쉐브뢰(Cheuvreux) 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관광객의 75%가 쇼핑 최적지로 명품을 살 수 있는 유럽을 꼽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명품을 쉽게 살 수 있는 홍콩과 마카오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세금환급소 글로벌블루(Global Blue)는 중국관광객이 지난해 유럽, 싱가포르, 홍콩을 여행하면서 쇼핑에 1만 1000유로(약 1600만 원)를 썼다고 밝혔다.

매출기준 세계1위 보석브랜드인 스위스명품그룹 리치몬드의 요한루퍼트 대표는 유럽 패션 업계와 중국이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됐다고 밝혔다.

중공당국도 중국인의 명품 사랑이 싫지 않은 모양새다. 사치품에 대해 부가가치세 17%, 수입관세 11%, 20% 소비세를 부과하고 있어 세금 수입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명품 사는 사람은 누구?

중국은 최근 원자바오 총리가 잇따라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는 등 내수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를 이끌던 수출이 주춤하고 성장률도 하락세다. 경기침체와 명품열풍은 어울리지 않는 그림이다. 자연스럽게 누가 명품을 사들이고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중국 인구의 절대 다수가 명품을 구입할 수 없지만, 일부 부유층의 경제력은 명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적어도 11억이 넘는 인구를 감안할 때 부유층 인구 수는 적지 않다.

중국의 빈부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다. 3년 전 중국의 한 연구소는 중국의 지니계수가 0.47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지니계수가 0.5에 달해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심한 국가라고 분석했다.
(* 지니계수 Genie coefficient : 계층간 소득분배가 얼마나 공평하게 이루어졌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서, 0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평등하게 이루어진 상황.)

부유층은 도시에 거주하는 전문직, 자영업자, 기업가, 국영기업 직원 및 공무원 등이다. 핵심은 정책 결정과 집행에 관여하는 공무원을 비롯해 이들과 밀접한 거래를 하는 기업가들이다.

중국경제주간은 중공 검찰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국영기업 고위층을 포함해 공무원과 공산당 간부 1만 8478명이 횡령 및 수뢰로 부정축재한 뒤 해외로 도피하다 적발됐다. 90년대 중반부터 2008년까지 해외로 유출된 재산만 8,000억 위안(145조 원)에 달한다.

공직자 실태 조사에서 적발된 철도부 운수국 장슈광(張曙光)국장은 로스앤젤레스에 다섯 개의 욕실을 갖춘 지중해식 별장을 갖고 있다. 9년 전 장국장의 월급은 365달러인데 84만 달러를 주고 로스앤젤레스에 집을 샀다. 아내와 자녀는 미국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지난 3월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가 낙마하면서 불거진 스캔들 중 하나는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가 거액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였다. 구카이라이가 살해한 영국인 헤이우드는 보시라이 일가의 해외 재산을 관리하고 돈세탁을 담당했던 인물로 밝혀졌다.

글로벌금융건전성(Global Financial Integrity, GFI)은 2000년부터 2009년 사이 각종 경로를 통해 중국공무원이 해외로 유출시킨 자금이 2,000억 달러(232조 원)에 달해 세계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재정소식망은 각지에서 국가 재산을 착복하는 데 열을 올린다면서, 웨이차오(魏?)그룹 관계자들이 전기를 몰래 빼돌린 후 시중 요금의 1/3 가격에 판매해 부당 이익을 취했다고 보도했다.

민주화 바람이 불었던 리비아, 튀니지 등은 빈부격차가 심한 독재국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본주의의 특징은 자본을 쥐고 있는 사람이 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중국 경제체계를 집권 자본주의로 규정할 때, 자본 외에 권력에 근접한 사람이 이익을 얻기 쉽다.

절대다수 차지하는 빈곤층 등 중산층 이하 계층은 권력과 자본에서 멀어지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명품열풍은 중국 사회의 불안 요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에 불과하다.

NTD kore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