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병원 진료 대기실. 현재 겨울인 남미 지역에서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VANDERLEI ALMEIDA/AFP/Getty Images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병원 진료 대기실. 현재 겨울인 남미 지역에서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VANDERLEI ALMEIDA/AFP/Getty Images
신종플루(H1N1)가 지난 4월 멕시코에서 발생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4일 160개국에서 신종플루가 발생했고 사망자수가 8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건전문가들은 실제 환자수와 사망자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 보고 있다.
현재 사망자수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는 미국(302)이며 아르헨티나(165)와 멕시코(138)가 그 다음이다. 감염자수도 미국이 가장 많고 멕시코, 영국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WHO는 7월 들어 전 세계적으로 확진환자수가 10만 명을 넘자 각 나라에 감염자수를 더 이상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했다. 사전에 감염자를 찾아내는 자원을 쓰기보다 이미 증상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감염여부를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데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조처다.
현재 WHO가 파악한 전 세계 확진 환자수는 13만 명. 하지만 미국과 영국 보건당국이 파악한 자국 내 감염자 수만 각각 100만 명과 10만 명을 넘어서, WHO통계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후쿠다 케이지 WHO 부사무총장(보건안전및 환경)도 AP와 인터뷰에서 “실험실 검사로 확진 판정을 받은 감염자수는 전체 발생건수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감염자수가) 수십 만이나 수백 만이나 상관없이 현재는 상대적으로 판데믹(대유행)의 초기 단계”라며 향후 2년간 세계 인구 20억 명이 감염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도 24일 독감이 대유행하던 1957년 자료에 근거해 향후 2년 간 미국인 40%가 신종플루에 감염되고 사망자가 9만에서 수십 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백신이 성공적으로 개발될 경우 이 숫자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겨울인 남미의 경우 특히 칠레, 아르헨티나에서 발생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멕시코, 엘살바도르,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도 감염자수가 늘고 있다. 멕시코, 미국에 이어 환자가 발생했던 캐나다에서는 55명(23일 기준)이 사망했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국가로 7월 중순 한 주 만에 감염자수가 두 배로 불어나기도 했다. 정부의 보건정책을 조언하는 영국 최고의료책임자는 올 겨울 사망자 6만 5000명이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라고 보건당국에 주문했다. 유럽에서는 스페인과 독일, 네덜란드 등지에서 감염자수가 계속 늘고 있다.
호주(40)와 뉴질랜드(14)에서도 사망자가 각각 발생했다. 아시아에선 태국(44), 필리핀, 인도네시아(1)에서 사망자가 발생했고, 한국을 포함한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감염자수가 늘고 있다.
WHO는 신종플루에 가장 취약한 집단을 가려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캐나다, 칠레(79), 일본, 영국, 미국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12세-17세 청소년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입원을 요하는 환자는 이보다 연령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선 초기에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감염인구의 연령이 낮은 편이었으나 일반사회로 확대되면서 연령층이 올라가는 추세라고 본다.
지난 4개월간 집계된 신종 플루 사망자수는 지난 6년간 조류독감(H5N1)으로 사망한 숫자보다 많지만 일반 독감 사망자수엔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WHO는 매년 일반 독감으로 25만-5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보건전문가들은 신종플루가 치사율이 매우 낮고 증상도 심각한 편은 아니지만, 치사율이 높은 변종으로 발전할 가능성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후쿠다 부사무총장은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분명 변이가 발생한다며 “불행히도 어느 방향으로 변이를 일으킬 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했다.
문정미 기자
출처 : 대기원시보 (大紀元時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