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앤디 버넘 영국보건장관이 항바이러스제를 제공하는 지정 병원을 찾은 모습.ⓒ Johnny Green/WPA-Pool/Getty Images
英신종플루, “테러보다 더 위협적” – 사망자 6만5000명 발생 가능
전 세계적으로 신종플루(H1N1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영국에선 사망자가 최대 6만5000명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럽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신종플루가 퍼지고 있는 영국에선 지난 16일까지 29명이 사망했다.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부인도 신종플루에 걸려 공식 활동을 접었다고 영 일간 텔레그래프가 16일 전했다.
최고의학책임자(CMO)인 리암 도널드슨 박사는 올 겨울 최대 6만5000명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가정 하에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보건부에 주문했다. CMO는 보건장관이나 총리, 각부 장관에게 보건 문제를 조언하는 보건부문의 정부 최고직책이다. 그는 올 겨울 영국인 3명 중 1명, 어린이는 절반이 신종플루에 감염될 수 있다고 제기했다. 그는 “예상수치”는 아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가정이라고 했다.
영국에선 매년 일반 독감으로 5,000명 내지 1만 명이 사망하고 심한 경우 2만 명이 사망하기도 한다.
같은 날 잉글랜드 중부 웨스트미들랜드주 경찰총장은 신종플루가 테러보다 더 심각한 위협이라 평가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가 5% 위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영국이 가장 큰 문제는 빠른 확산 속도다. 지난 10일까지 10명이던 사망자가 1주일 사이 두 배 증가하고, 새로운 환자만 약 5만5000명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도 16일 환자수가 너무나 빨리 불어나 검사를 통해 확진환자를 가려내는 기존 방식이 거의 불가능하고 또 무의미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WHO는 새로 신종플루가 발생한 국가를 제외하곤 더 이상 확진환자수를 집계하지 않는다. WHO는 이번 신종플루는 과거 대유행했던 독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신종플루가 6주에 걸쳐 퍼진 범위만큼 과거 대유형 독감 퍼지려면 6개월이 걸렸다는 것이다.
WHO 최근 집계(7월6일 기준)에 따르면, 미국이 사망자수가 가장 많고(170명) 이어 멕시코(119), 아르헨티나(60) 순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선 태국(7)과 필리핀(1)이, 유럽에선 영국 외에 스페인(1)에서 사망자가 나왔고, 호주(10)와 뉴질랜드(3)에서도 발생했다. 국내에선 사망자는 없고 환자가 935명(21일 기준) 발생했다.
문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