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6일 미국 연준의장 재닛 옐런은 미국 경제의 각종 수치가 연방은행의 목표에 근접했다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미국의 고용시장이 견조하고(실업율 5% 대 지속) 소비시장이 강세로 나타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개선 되었다고 하였다. 미국의 경제상황이 지금과 유사했던 지난 3월, 많은 사람들이 금리 인상을 점쳤지만 금리 인상은 없었다.
이번에 연준의장 뿐만 아니라 회의에 참석한 많은 사람들이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고 나선 것은 무엇 때문인가? 3월과 어떤 것이 달라졌는가? 혹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가?
마땅한 투자처 없는 중국의 핫머니
옐런 의장은 지난 3월 이런 말은 한적이 있다. “중국경제는 예상대로 슬로우 모션에 들어갔다.” 이는 중국의 체면을 많이 의식해준 발언이었다.
중국이 철강, 시멘트, 유리, 기타 건축재 등 건설 관련 제품의 과잉생산으로 골머리를 앓은 지 오래 됐다. 당국은 생산 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업계 구조조정 정책을 하나씩 내놓았다. 국가의 인프라 산업 투자로 경제를 견인하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충분히 인식한 결과다.
원래, 중국 내 핫머니의 최대 투자처는 주식이나 부동산 이었지만, 현재로서는 두 투자처 모두 그다지 재미가 없어졌다.
주식의 경우, 지난 해의 예에서 보았듯이, 주가에 대한 정부의 초 강력 개입으로 인해, 사실상 수익을 올리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부동산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 1선 도시에서는 상당히 위험한 수준이다 베이징 6환 이내에서 집을 사려 하면 평방미터당 4~5만 위안(평당 2250~2800만 원)이다. 기타 상하이, 광저우, 선전 모두 서울이나 도쿄보다도 높은 집값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핫머니를 강력하게 흡수할 매력적 투자처는 없을까?
위안화 가치 하락을 묵인하는 중국
지금 중국 위안화 환율은 6.69=1달러이고, 당국은 현재 위안화 절하를 묵인하는 추세이다. G2라고 자랑하며 기축통화에 편입되려 하는 중국 정부가 왜 위안화 절하를 묵인하고 있는가? 화폐 절하는 기축통화로 가는 길에 장애가 된다.
그 동안 중국정부는 중국기업이나 중국 내 진출한 기업이 수출입을 할 때 위안화로 결재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화폐가치가 안정되지 않으면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나라 수출입에서 달러 유로 등을 사용하는 것도 화폐가치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세계에서 비교 불가능한 화폐 최다 발행 국이다. 이로 인해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폭락해야 정상이었지만, 중국 정부는 고정환율제, 통화바스켓 연동제 등을 수단으로 환율을 통제하여 점진적 화폐 절하를 선택했다. 동시에 폭증하는 통화량은 중국에 일종의 만성 인플레이션을 안겨주었다. 어떤 학자는 통계 불가능한 중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10% 내외라고 추정한다.
이 만성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중국 서민의 실질 소득은 매년 10% 내외씩 줄어들었다. 특히 중국은 공산주의 체제 특성상, 60세 이상의 도시 주민 90%가 별도 소득 없이 연금을 받아 생활한다. 이들의 실질소득 감소를 방치하면, 큰 사회 정치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2008년 후진타오-원자바오 정부부터 서민의 연금 퇴직금 지급을 매년 10%씩 인상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가뜩이나 적자에 허덕이는 지방정부에 이를 위해 매번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의도된 것으로 보이는 이 인플레이션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재무 측면에서 바라본 중국 경제 문제의 한 축은 지방정부의 채무 과다, 기업의 채무 과다, 은행의 부실채권 과다가 차지하고 있다. 국민과 기업의 채무 과다를 국가가 해결해주려 할 때, 전통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통화를 늘리고 화폐가치를 떨어뜨려 채무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었다. 중국 정부의 입장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럴수록 중국 내의 핫머니는 더욱 더 갈 곳이 없어진다. 아마 투자 결정권자들은 벌써 돈을 중국 밖으로 빼려고 힘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핫머니를 미국에 집중시킬 것
많은 이가 미국이 경제의 과도한 활황을 막기 위해 반드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 생각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화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고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많은 핫머니가 미국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다.
미국으로 들어간 핫머니는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될 것이고 미국의 소비를 확대할 것이며, 그 중 일부는 미국 다국적 투자 은행에 의해 다시 제3국에 투자될 것이다. 이런 순환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부작용을 충분히 소화하고 조절해 낼 수 있다는 계산이 서면, 미국은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또한, 100여 년 동안 중앙은행 역할을 하면서 돈의 속성을 연구한 연준은, 중국이나 다른 나라가 돈을 풀려는 의도가 있을 때, 혹은 각종 경제상황으로 인해 돈을 푸는 추세로 들어서야 할 때, 그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경제 정책을 결정한다. 그래야만 국제적 추세를 타고 저항 없이 정책을 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득을 보는 나라는 어디 어디일까? 미래의 6개월을 보면 알 것이다.
NTD 코리아 뉴미디어팀 최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