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수입차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월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량은 9만3328대, 점유율은 18.5%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연히 수입차 중고차 시장도 덩달아 확대됐지만 발목을 잡는 몇 가지 변수가 있었다. 우선 구매자들은 수입 중고차의 짧은 보증 기간과 비싼 수리비를 떠올리면 구매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다수의 허위 매물도 수입 중고차의 신뢰도를 깎아 먹는 한 가지 이유다.
하지만 수입차 업체들이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집중하면서 상황은 크게 개선됐다. 인증 중고차란 수입차 업체가 200여 가지 항목에 대해 엄격한 평가를 거쳐 판매하는 공식 인증 중고차를 말한다. 회사의 브랜드를 내걸고 차량 상태를 보증한다는 점에서 흔히 알려진 중고차 거래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인증 중고차는 신차에 버금가는 품질을 가지고 있으면서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는데다 대기기간 없이 즉시 구매할 수는 장점도 있다.
대표적인 수입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 경우 인증중고차에도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차에 제공되는 기본 3년·10만km 보증기간이 지난 경우 차 구입일로부터 1년·2만km로 보증연장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차 구입 후 전국 모든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24시간 긴급 출동 서비스, 주행거리 및 정비이력 등 신차와 동일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결국 인증 중고차 판매량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인기 있는 인증 중고차 모델인 벤츠·BMW·아우디·재규어· 포르쉐 등 5개 수입차업체의 판매량은 2014년 4586대에서를 지난해 2만3238대로 3년 만에 5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증 중고차는 소비자가 차량의 상태에 대해 보다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수입차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신차 판매로 인한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데, 대신 인증 중고차에서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산차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수도권 대형 대리점 관계자는 “국산차에 프리미엄 이미지가 아직 부각되고 있지 않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