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웨덴 NGO 관계자 피터 다린이 베이징에서 실종된 지 보름이 지나 CCTV에 출연해 죄를 자백했습니다. 체포한 사람을 CCTV에 출연시켜 죄를 자백하게 하는 수법은 과거 중국인 대상으로 늘상 사용되었습니다. 지금은 스웨덴 사람도 당해서 국제사회가 몹시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공 언론이 피터의 자백을 유도한 여러 수법도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기자]
현재 35세인 피터는 중국 긴급행동 활동그룹(Chinese Urgent Action Working Group)의 공동 설립자인데요, 1월 3일부터 중공 당국에 구금돼 있습니다. 19일 저녁, 중공 언론은 피터에 대한 여론 재판을 열어 ‘국가안전을 해친 범죄자’로 몰아세웠습니다.
신화사는 피터와 베이징 펑루이(鋒銳) 변호사 사무소 왕취안장(王全璋) 변호사 등이 2009년 8월 홍콩에서 공동개발기구(JDI, Joint Development Institute Limited)를 설립한 후 외국 자본의 도움을 받아 수많은 요원을 양성하고 금전 지원을 하여 국가안전을 해치는 범죄활동을 벌여왔고, 그중에는 인권변호사 왕위(王宇)의 미성년 아들 바오줘쉬안(包卓軒)을 중국 밖으로 도피하도록 도운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왕취안장 변호사의 부인 리원쭈(李文足)는 이를 반박했습니다.
[리원쭈, 왕취안장 변호사의 부인]
“그들은 완전히 사실을 뒤집었고 연달아 거짓말을 합니다. 왕취안장은 2009년에 베이징에 와서 2014년에야 펑루이 변호사사무소에 들어갔는데, 어떻게 일부 탄원인을 돕고 정부를 고발했다는 거죠? 정부를 고발하면 바로 범죄행위인가요? 그러니까 국민이 공무원을 고발하는 게 금지됐나요?”
CCTV는 한 술 더 떠 피터를 카메라 앞에 세워 죄를 인정하고 참회하게 했습니다.
“저는 중국에서 중국 법률을 위반한 활동을 벌여 중국 정부에 엄중한 손상을 입히고 중국인의 감정을 해쳤습니다.”
피터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이 3천에서 5천 위안의 월급으로 펑루이 사무소의 변호사, 직원들을 돕거나 지원해 중국사회의 인권사건에 집중적으로 매달리게 했고, 이후에는 중국 인권 보고서를 외국에 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CCTV는 또 같은 사건으로 구속된 변호사 왕추스(王秋實) 등을 출연시켜 피터의 이른바 죄악 행위를 비난하게 했습니다. 한편 피터는 죄를 인정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구속된 기간에 좋은 대우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중공은 늘 구속한 사람을 CCTV에 출연시켜 죄를 인정하게 했는데요, 피터가 CCTV에 출연한 것은 자원한 것일까요? 아니면 강요에 따른 것일까요? 현재 외부 세계의 의견은 대부분 후자로 기울고 있습니다.
[차이야오창(蔡耀昌), 홍콩 지련회(支聯會) 부주석]
“그들이 자원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자백을 쥐어짜는 온갖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강요된 자백, 강요된 자수입니다. 이렇게 개인을 TV에 끌어내 죄를 인정하게 하는 건 형사사건 조사절차의 국제기준을 위반한 겁니다.”
[리원주]
“무슨 일이든 한 쪽 말 만 들으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공개를 해야죠. 공개 심리를 해야죠.”
중국 긴급행동 활동그룹 대변인 카스터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피터가 악의적인 공격을 했다거나 중공에 먹칠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활동그룹이 펑루이 측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건 확실히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둘 사이에는 정말 아무 관계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피터가 거기에 참여했다는데, 이는 그 인권변호사들에게 혐의를 보태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카스터는 중국 국민에게 법률지식을 얻게 하고 EU와 여러 대사관에서 나온 자금을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활동그룹의 중점 활동이라며 경쟁을 통해 각종 자금을 지원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활동그룹은 싱칭셴(幸清賢)이 쓰촨(四川)에 설립한 법률지원센터에 자금을 지원한 적도 있지만, 협력관계가 2014년 초에 끝이 났고, 바오줘쉬안의 도피에 참여하지도 않았다고 그는 말합니다.
베이징 주재 EU 대표부 대사 한스 디트마어 슈바이스구트는 수요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EU가 침묵을 지킬 수는 없다며, 이는 하나의 원칙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홍콩 지련회 부주석 차이야오창은 중공 언론이 재판에 앞서 판결을 내리는 상황이 지난 2년 동안 갈수록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 외국인에게까지 확대되는 이런 추세는 우려를 갖게 하고 받아들이기 어렵게 한다며, 외부 세계가 모두 마땅히 비난하고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주재 스웨덴 대사관의 정보관 세바스티안은 NTD 기자의 탐문 과정에서 대사관 측이 16일 피터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는 현재 잘 지내고 있으며 필요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사관 측은 사건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건에 대한 논평은 거부했습니다.
[세바스티안, 중국 주재 스웨덴 대사관 정보관]
“여러분이 말하는 보도를 우리가 모두 알고 있지만, 말씀드릴 것은 없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확인에 따르면 피터는 생명 위험이 잠재된 에디슨병을 앓고 있어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중공 당국이 약품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해 피터에게 자백을 강요했는지에 대해서도 외부 세계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분석가는 당국이 결국에는 피터에게 유죄를 선고해 추방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습니다.
NTD 뉴스 천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