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홍콩 금지서적 서점의 직원과 주주 5명이 의문의 실종을 당했습니다. 외부 세계는 이번 사건이 중공의 언론자유 탄압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홍콩 민간단체는 중공의 협박을 받아들이지 말자고 호소했습니다.
[기자]
홍콩 코즈웨이 베이 소고백화점 뒤에 위치한 퉁러완(銅鑼灣) 서점은 1994년 개점했고, 일반적인 문예, 역사 서적 외에 특히 중국에서 출판과 판매가 금지된 정치 서적을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이 서점에서 작년 10월부터 의문의 직원 실종 사건이 연속으로 발생했습니다. 외부 세계는 실종자들이 중국 공안에 납치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 하순, 서점의 대주주 구이민하이(桂民海)가 태국의 숙소에서 중공 사복경찰에 불려 나간 후 실종됐습니다. 곧이어 45세인 뤼보(呂波)가 선전(深圳)에 있는 부인 집에서 잡혀간 후 실종됐습니다. 직원 람윙케이(林榮基)는 선전으로 유인되어 간 후 실종됐고, 또 다른 직원인 청지핑(張志平)은 둥관(東莞)시 펑강진(鳳崗鎮)의 부인 집에서 무장경찰에 잡혀간 후 실종됐습니다. 작년 12월 30일에는 코즈웨이 베이 서점의 마지막 주주인 65세의 리보(李波)가 창고에 책을 가지러 갔다가 의문의 실종을 당했습니다.
1월 4일 리보 납치사건의 실마리가 포착됐습니다. 타이완 중앙사가 서점 직원들에게 보낸 리보의 안부편지를 공개했는데요, 그는 자신이 중국에 있고 아주 잘 지낸다며 모든 것이 정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이 스스로 중국에 왔으며 관련 기관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때를 같이 해 리보의 부인은 홍콩 경찰 측에 신고를 취하하면서 남편과 이미 연락이 닿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리보의 부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더 이상의 답변은 회피했습니다.
[단중셰(單仲偕), 홍콩 입법위원]
“상황이 이미 이렇게 됐는데요, 저는 일국양제를 이미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모두 믿고 있듯이 본토의 공안 인력이 홍콩에 와서 자기들 방식으로 서점 주인을 본토로 잡아갔고, 여러 수법으로 집안일에 간섭하면서 부인이 신고를 취하하게 만들었는데요, 이건 우리가 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BBC 중국어 사이트와 인터뷰한 홍콩 지련회(支聯會) 주석이며 민주당 입법위원인 알버트 호는 편지가 진짜라고 생각한다면서 중국 공안이 국경을 넘어와 체포한 행위를 발뺌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홍콩 행정장관 렁춘잉(梁振英)은 월요일, 이번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기본법에 의거해 홍콩 밖의 법 집행 인력은 홍콩에서 법을 집행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홍콩에서는 뉴스, 출판, 언론의 자유는 법으로 보호받는다고 말했습니다.
1월 5일, NTD 기자가 홍콩에서 보내온 소식에 따르면 렁춘잉은 행정회의석상에서 기자로부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공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실과 접촉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즉답을 회피했습니다.
[린슈이(林秀宜), 홍콩 NTD 기자]
“오늘 아침 그(렁춘잉)가 행정회의에 참석했을 때 이번 사건에 대한 특별보고가 있었는데, 그는 리보 등이 경찰에 스스로 출두해 좀 더 자세한 진술을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노동당 입법위원 리촉얀(李卓人)을 포함한 범민주파 의원들은 맹 비난을 가했습니다. 리보가 스스로 나타나 진술해야 한다는 렁춘잉의 말은 완전한 엉터리 논리이고 무책임한 말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리보는 중공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데, 어떻게 홍콩 경찰을 찾아와 자세한 진술을 할 수 있겠습니까?”
영국 외교부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실종자 중 한 명인 리보가 영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을 가능성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공 외교부 대변인은 홍콩 업무가 전적으로 중국의 내정이므로 어떤 국가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속 며칠 동안 홍콩 시민들은 홍콩 연락사무소 앞까지 행진을 벌이며 항의했습니다. 그들은 중공에 실종된 서점 관계자의 행방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중공 정권의 반체제 인사 탄압과 경계를 넘어와 법을 집행하는 행위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앨런 렁(梁家傑), 공민당 당수]
“당연히 홍콩인들을 위해 나서서 중앙정부에 말하는 것이고, 이번 일은 우리 땅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공안이든 국안이든 도시 관리든 중앙의 간첩이든 사람을 내놔야 합니다. 홍콩인들은 홍콩인이 출판 자유와 언론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실종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조지프 청(鄭宇碩), 공민당 당원]
“만약에 지금 우리가 항의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목소리를 낼 수가 없습니다. 말할 기회도 없어지고 목소리를 낸 다음에는 자동으로 실종될 겁니다.”
홍콩의 민간단체들은 중공의 협박을 거부하자고 호소하면서 1월 10일 또다시 홍콩 연락사무소 앞까지 항의 행진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NTD 뉴스 천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