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禁聞] 조례를 법률로, 중공 영화심사제도 강화

[앵커]

할리우드 스타뿐 아니라 중국의 유명 배우도 자신의 작품을 스크린에 올리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높은 장벽이 하나가 있는 데요, 그건 바로 중공의 영화 심사제도입니다. 최근 중공은 기존 심사 조례를 심사 법률로 승격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습니다. 영화산업촉진법이라는 명칭으로 심사라는 두 글자를 애써 감추고 있습니다. 그럼 심사 제도가 승격되면 도대체 어떤 변화가 있을 지 함께 보시겠습니다.

[기자]

10월 30일, 중국의 첫 번째 영화 법령인 영화산업촉진법 초안이 중공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심의를 거쳤습니다. 이번 초안은 제작완료된 영화를 국무원 또는 성(省), 구(區), 시(市) 등의 영화 담당 기관이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심사 기간은 30일이며, 영화를 개봉하기 위해서는 영화개봉허가증을 받아야 합니다.

또 스팟광고, 매표량 조작 등의 위법 행위를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영화제작허가증은 없어지지만, 종교, 민족, 외교 등 이른바 ‘특수 소재’의 영화는 극본을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하고, 다른 소재의 영화는 극본의 줄거리를 국무원이나 성, 구, 시의 영화 담당 기관에 보내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자유 아시아 방송은 분석가의 논평을 인용해 극본 심사를 간소화하겠다는 중공의 태도가 국민의 불만과 WHO,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관계국의 반대에 부딪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발표된 세부 항목을 보면 영화산업촉진법(초안)이라는 명칭은 단지 말장난이며, 엄격한 심사제도를 미화한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중국의 한 유명 감독은 NTD 기자에게 중국의 영화 심사는 몹시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심사 기준도 거의 없어서 완전히 심사위원 개인의 기호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모 유명 감독]

“기준이 없습니다. 담당자가 봐서 좋으면 되고 안 좋으면 안 됩니다. 개인적인 기호에 따라서 되고 안 되고가 정해집니다. 기준이 없다는 것이 제일 무서운 부분입니다.”

중국의 현행 영화관리 조례에는 여러 가지의 금지 규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설사 규칙을 전혀 위반하지 않고, 감독이 당국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으려 조심해도 명확한 이유 없이 상영불가 조치를 당할 수 있습니다.

중국 남방도시보는 만약 초안이 심의를 통과한다면 이는 영화 심사제도가 국무원의 조례에서 법률로 승격된다는 의미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초안에는 대단히 애매한 금지 규정이 여러 개 들어 있고, 이른바 역사 또는 역사 인물 왜곡, 법률 시행에 대한 파괴, 종교 확산, 타인의 사생활 노출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이 감독은 이런 엄격한 심사제도로 인해, 중국은 선전물로 가득찰 것이고 영화인들은 진정한 예술창작에 큰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감독]

“이 모든 것이 선전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이런 걸 모두 선전물로 여기고 정상적인 예술로 안 봅니다. 두가지는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습니까?”

그는 어쩔 수 없다며 만약 영화를 중국에서 순조롭게 상영하고 싶다면 이른바 정치 소재를 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감독]

“중국에서는 또 정치가 모든 걸 독점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정치를 벗어나면 아무 것도 없잖아요? 60여 년 동안 중국에서는 왜 인문 분야와 예술 분야에 거장이 없었을까요? 없잖아요? 왜냐하면 어떤 거장이든 모두 창착의 자유라는 기본 조건이 있어야만 나올 수 있잖아요?”

과거 중국에서 상영이 금지된 영화 중에는 꽃 향기가 담장을 넘어 가듯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탄 자장커(賈樟柯)의 산샤하오런(三峽好人)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영화산업촉진(초안)에는 영화개봉허가증을 받지 못한 영화로는 제작, 상영, 영화제 참가 등을 할 수 없다고 명확히 규정돼 있습니다. 겉모습만 바뀌어 승급된 중국 영화심사제도는 앞으로 중국 내 독립 영화의 입지를 더욱 좁힐 것으로 보입니다.

NTD 뉴스 창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