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서 사람을 체포한 후 사건을 처리하지 않으면서도 구금 규정 기한이 넘도록 석방하지 않는 사례가 속출하자 국민들의 비판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중공 최고검찰원은 최근 이른바 ‘예방 교정’이라는 업무규정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에 대해 법조인들은 어설픈 임시방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자 일부 중국 언론들은 구금 기간 초과 등 고질병을 검찰기관 한 곳에서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중공 당 언론에 따르면 2013년 4월 이후 전국에서 용의자 체포 후 3년 이상 해결되지 않은 사건은 1,845건이며, 구금 중인 사람은 4,459명입니다.
최고검찰원은 구금 기한 5년이 넘는 사건 중에서 기한을 넘긴지 3개월 된 사건은 성(省) 단위 검찰원이 감독하고, 구금 기한 8년이 넘는 사건 중에서 기한을 넘긴지 6개월 된 사건은 최고검찰원이 직접 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기간 구금하고도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 정도는 얼마나 심각할까요? 이런 현상은 다음 수치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체포에서 판결까지 서샹린(佘祥林) 4년 5개월, 녠빈(念斌) 8년 14일, 양보타오(楊波濤) 10년 1개월 26일, 리화이량(李懷亮) 11년 8개월입니다. 이 몇 가지 사건도 가장 긴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안후이성(安徽省) 검찰원의 전 검사 선량칭(瀋良慶)은 자신이 접촉한 사건 중에서 구금 기간이 가장 길었던 사건은 12년이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선량칭, 안후이성 검찰원 전 검사]“그건 명백한 불법 구금입니다. 애초에 사람을 체포할 때는 수속을 거쳤겠지만, 구치소에 데려와서는 가둬 둡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수속을 밟지 않는데, 왜냐하면 (수속하면) 기한을 초과했음이 들통나기 때문입니다. 규정에 맞지 않게 계속 감금하면 불법이 아니겠습니까? 왜 이런 현상이 장기간 일어날까요? 그건 바로 지금까지 추궁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아주 많은 범죄행위를 범죄로 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범죄행위가 창궐하는 겁니다.” 인권변호사 샤오궈전(蕭國珍)은 미국의 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고검찰원이 과거 이미 여러 차례 유사한 공문을 하달했다며, 법률 효력과 권력 등급이 낮아 구속력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의 규정도 입법이라는 측면과 실제 적용 과정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최고검찰원이 발표한 `예방 교정` 규정에 대해 선량칭은 외부 세계 여론의 압박을 받은 중공이 위법행위를 변명하기 위해 내놓은 속임수라고 말했습니다. [선량칭]
“사실 원래 형사소송법 속에 유사한 조항이 있지만, 실행된 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진짜 문제는 바로 사법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법이 독립되어있지 않아서 공정해질 수 없습니다. 사법기관은 (중국에서는) 근본적으로 정부의 도구이기 때문에, 정치적 필요에 따라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구금 기한을 초과하는 사례는 정치나 인권, 신앙 방면의 민감한 사건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광저우(廣州) 3군자(三君子)로 불리는 탕징링(唐荊陵), 위안차오양(袁朝陽), 왕칭잉(王清營) 등은 중공 당국에 의해 국가정권 전복 선동죄로 기소돼 이미 1년 째 구금돼 있습니다.
2013년 남방주말(南方週末) 신년사 파동으로 체포된 인권운동가 궈페이슝(郭飛雄), 쑨더성(孫德勝)도 당국이 여러 차례 재판을 연기해 지금도 판결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파룬궁 탄압 추적조사 국제기구`도 중공이 법률 절차를 무시하고 장기간에 걸쳐 파룬궁 수련자들을 납치해 정신병원과 노동교양소에서 세뇌하고 심지어 살해해 온 사실을 상세한 근거자료를 들어 폭로하고 있습니다.
선량칭은 최고검찰원 공문이 일반 형사사건에 대해 잠시 동안만 적용될 뿐, 중공이 주장하는 민감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쓸모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건 종교 신앙인을 포함해서 정치범이나 양심수를 탄압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을 감옥이나 구치소에 보낼 필요도 없습니다. 직접 흑감옥이나 세뇌반 같은 곳에 보내버리죠. 또는 어떤 명목도 없이 사람들을 정신병원으로 보내는데, 그러니 도저히 말이 안되는 것입니다. 최근 대규모 변호사 체포를 포함해서 모두 그런 식이고, 절차는 말하지도 않고 체포부터 해놓고 말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