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공의 통일전선부 부장과 중앙판공청 주임을 맡았던 링지화(令計劃)가 며칠 전 당적과 공직을 박탈당하고, 정식으로 체포돼 사법 당국으로 넘겨졌습니다. 당국은 `당의 정치규칙을 엄중하게 위반한 것`이 링지화의 죄명 중 하나라고 발표했습니다. 중공이 새로 만들어 낸 이 정치용어는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기자] 중공의 대변 언론은 7월 20일, 링지화가 당적과 공직을 박탈당하고 사법기관에 넘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그의 죄명에는 중공의 정치규율, 정치규칙, 조직규율, 비밀보호 규율 등을 엄중하게 위반한 죄, 거액의 뇌물 수수, 가족 비리, 불법으로 중공의 핵심 기밀을 대량으로 획득한 죄, 여러 명의 여성과 간통하고 권력으로 성을 거래한 죄 등이 포함됐습니다.
링지화의 죄명 중에서 `중공의 정치규칙을 엄중하게 위반한 죄`라는, 중공 역사상 보기 드문 새로운 정치용어에 여론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란수(藍述), 시사평론가] “소위 정치규칙이라는 건 바로 링지화의 일부 행위가 중공이 늘 입에 올리던 혐의로 분류되기 아주 어렵고, 다른 부류의 기율위반이나 범죄행위라는 뜻입니다.”
앞서 언론은 링지화가 여러 명의 CCTV 여성 앵커와 관계를 가졌고, 이들 여성 앵커의 성 상납을 이용해 다른 고위 관료의 비밀과 정보 등을 수집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다른 소식에 따르면 링지화는 또 중난하이(中南海) 전화국의 여성 교환원을 매수해 중난하이 고위층의 전화를 도청했습니다. 도청당한 사람 중에는 중공 총서기였던 후진타오(胡錦濤)를 비롯해 많은 정치국 위원과 상무위원이 포함됐습니다.
[란수] “이런 일은 참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은 데요, 그가 어느 한 부류에 속하고, 그 부류는 모두 어떤 물이 들어 있는 것 같은 데, 부패에도 물들어 있고, 규율 위반에도 물들어 있고, 권력남용에도 물들어 있지만, 완벽하게 어떤 하나의 부류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걸 어떤 하나의 아주 추상적인 명사로, 소위 정치규칙이란 말로 개괄해서 처리하는 겁니다.”
1월 13일, 중공 총서기 시진핑은 중기위(中紀委) 5차 전체회의에서 처음으로 `정치기율과 정치규칙을 엄격하고 공정하게 지킬 것`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3일 후, 정치국 상무위원 회의에서 또 다시 중공에 의한 영도(領導)를 고수하되, 먼저 중공 중앙의 집중적이고 통일적인 영도를 고수해야 한다며, 이것이 근본적인 정치규칙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산젠(李善鑒), 중국 정치문제 전문가] “이 정치규칙 훼손이라는 상당히 애매한 말은 생각 없이 쓰인 말이지만, 정치규칙을 파괴했다는 걸 구체적으로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저는 우리가 링지화 사건을 모두 알고 있는 상황에서 볼 때 실질적으로는 그가 패거리를 만든 걸 암시하고, 그가 정변에 가담한 걸 암시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전모를 밝힐 필요가 있을 때 그는 이 죄명을 그런 기초 위에서 명확하게 할 겁니다.”
중국의 유명 인터뷰보도 기자 뤄창핑(羅昌平)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산시(山西)성 핑루(平陸)현 출신 링지화가 우두머리로 있는 시산회(西山會) 파벌은 세 차례나 (선거)표를 모으기 위해 연회를 벌였고 시산회 밖의 사람들에게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리산젠] “이렇게 패거리를 만드는 건 전체 중공 고위층의 권력놀음 속에 존재하고 지금껏 그친 적이 없었지만, 실제로 그 속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아주 민감한 일입니다. 정변 가담이라는 걸 링지화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하나의 정치적 입장 문제인데, 이건 틀림없이 정치규칙을 파괴한 겁니다.”
그러나 리산젠은 또 다시 중공이 저우융캉에게 한 것처럼 링지화에게도 정변이라는 어휘를 적용하지 않는다면, 전통적 방식대로 반혁명(反革命)이라는 표현을 쓰겠지만, 이렇게 되면 연루자 범위가 너무 확대될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외의 여러 언론은 링지화가 장쩌민파에서 중책을 맡은 적이 있고, 중공 전 정법위원회 서기 저우융캉(周永康), 전 충칭시(重慶市) 서기, 그리고 중공 전 군사위원회 부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궈보슝(郭伯雄) 등과 동맹을 맺고 정변을 일으켜 시진핑을 몰아내려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관련자들은 모두 낙마한 상태입니다.
[리산젠] “그도 가담자 중 하나일 뿐이고, 제일 중요한 인물인 쩡칭훙(曾慶紅)과 장쩌민(江澤民)을 건드리기 전에는 사실 뚜껑을 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상당히 애매하게 정치규칙을 파괴했다는 말을 썼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그걸 언급하지 않는 것도 불합리하니까 이후에 그를 달리 처리하기 위해서 하나의 복선을 깔아둔 겁니다.”
2012년 3월, 링지화의 아들 링구(令谷)가 베이징에서 고급차를 몰다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같은 해 9월, 링지화는 중앙판공청에서 통일전선부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작년 12월에 조사를 받는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그의 형, 부인, 처제 등도 연루돼 체포됐습니다.
NTD 뉴스 리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