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 공산당국의 인권변호사 대거 체포에 따른 사회적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 200명의 변호사들이 체포되거나 소환됐는데, 베이징의 왕위(王宇) 변호사와 왕취안장(王全璋) 변호사가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습니다. 두 변호사는 당국이 꺼려하는 이른바 ‘민감사안’의 변론을 자주 맡아 이미 여러 차례 옥고를 겪었는데, 체포 전 부모님께 올리는 편지가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왕 변호사를 석방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자] 베이징의 왕취안장 변호사는 인권유린, 토지강제수용, 언론탄압, 신앙탄압 같은 이른바 ‘민감사안’을 자주 수임하며 유명세를 탔습니다. 권력층에게는 미움과 탄압의 대상이지만 시민과 민간 법조계에서는 존경의 대상입니다.
[왕청(王成), 항저우(杭州) 인권변호사] “왕취안장 변호사는 진솔한 사람이다. 늘 가식이 없고, 억울한 일을 보면 자기 일처럼 여기며 약자의 편에 선다. 한 마디로 정의롭고 선량한 사람이다. 내가 아는 한, 주변의 평가도 무척 좋다.”
[펑옌창(馮延強), 산둥(山東)성 변호사] “왕취안장 변호사는 평소 옳고그름이 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다. 내가 알기로, 같은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나쁜 평가가 거의 없다.”
왕취안장 변호사는 과거 파룬궁 관련 사건을 수임하면서 여러 차례 비상식적인 처우를 받기도 했습니다. 왕 변호사는 2013년 4월 장쑤(江蘇)성 징장(靖江)지방법원에 출석, 파룬궁 수련인을 변론하다가 법원으로부터 별다른 이유없이 10일 구류형에 처해졌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법조계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왕 변호사는 3일만에 풀려났습니다.
[왕청(王成) 변호사] “(왕취안장은) 구타, 감금,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예전에는 매년 변호사 감사기간만 되면 사소한 꼬투리를 잡혀 곤란한 상황을 겪어야 했다.”
중국 공산당국은 지난 10일부터 전국적 규모의 인권변호사 체포작전을 실시해 국제사회에 충격을 줬습니다. 왕취안장 변호사는 범죄혐의자 신분으로 형사구류됐으며, 왕 변호사가 소속된 펑루이(鋒銳) 법률사무소는 언론에 의해 `심각한 범죄집단`으로 지목됐습니다.
왕 변호사는 이런 사태를 예견이라도 한 듯 체포 직전 부모에게 편지를 남겼습니다. 이 편지는 16일 누군가에 의해 인터넷에 공개돼 중국 온라인 공간에서 신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편지에서 왕 변호사는 ‘부모님을 곁에서 모실 수 없는 불효’에 송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왕청 변호사] “(편지가) 감동스러우면서도 무척 가슴 아팠다. 왕 변호사뿐만 아니라 우리 다른 인권변호사들도 앞으로 이런 비참한 일을 겪게 될 것이다.”
또 편지에서는 “당국의 통제를 받고 있는 언론에서 우리를 얼마나 가증스럽게 묘사하든지 아버지 어머니는 당신 아들을 믿어주시고 당신 아들의 친구들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종래로 부모님께서 저에게 주신 성실, 선량, 정직 이런 성품을 포기한 적이 없으며, 여러해 동안 이런 원칙에 따라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늘 절망스러웠지만 아름다운 미래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인권수호의) 길엔 가시나무가 빽빽하고 온갖 어려움이 가득하지만 계속 걸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펑옌창 변호사] “부모님에 효심과 인권에 대한 열정과 집념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부끄럽지만 개인적으로 2015년초부터 인권사건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오늘날 중국사회에서 이처럼 인권에 대한 큰 관심은 왕취안장 변호사를 비롯한 베테랑 인권변호사들의 큰 희생과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인권분야에서 선구자의 길을 걸은 왕 변호사를 존경한다.
아울러 왕취안장 변호사는 편지는 말미에서 부모에게 간곡한 당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 저를 자랑스러워 해주세요. 상황이 아무리 나빠지더라도 꼭 굳세게 살아가셔야 합니다.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뜰 그날을 기다려 주세요.”
이번 편지는 왕 변호사의 지인을 통해 공개됐으며, 왕 변호사는 자신이 체포되면 대신 편지를 공개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NTD 뉴스 장텐위, 저우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