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ntdtv.co.kr 2015-05-31 04:40 PM]
[앵커]
미국 뉴욕에서는 도서 박람회인 북엑스포 어메리카(BookExpo America)가 열렸습니다. 중국 출판업계의 대표단도 이 박람회에 대대적으로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뉴욕에서 활동하는 중국 작가들은 중국공산당(중공)이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항의를 하고 나섰습니다. 유명 중국 작가 무룽쉐춘(慕容雪村)도 이에 대해 공개 발언을 했습니다. 보도를 보시겠습니다.
[기자]
5월 27일부터 천 명이 넘는 도서 판매상, 도서관 책임자, 출판업자와 작가들이 뉴욕에 있는 제이컵 재비츠 컨벤션센터(Jacob K. Javits Convention Center)의 미국 도서 박람회에 모였습니다.
중공 당국은 이번에 100개 출판사 관계자 500명과 26명의 작가로 구성된 대표단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대표단은 뉴욕 내 50곳에서 열리는 여러 문화 활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홍콩의 개방(開放) 잡지 편집장 진중(金鐘)은 중공이 대규모 대표단을 박람회에 파견한 데는 세계를 향한 실력 과시 외에도 세계에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중, 홍콩 개방 잡지 편집장]
“중국의 수천 년 문명역사는 줄곧 중국인에게 자부심을 갖게 했습니다. 한조(漢朝)에서부터 당시(唐詩), 송사(宋詞), 그리고 원(元), 명(明), 청(清)의 소설 등은 모두 대단히 순도 높고 우수한 문학작품입니다. 하지만 공산당 통치하에서 문화가 이미 이런 수준까지 쇠락했는데 그 사람들이 뭘 들고 나올 수 있겠습니까?”
[기자]
박람회장에서 겨우 몇 블럭 떨어진 뉴욕 공공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언론자유와 출판자유를 억압하는 중공에 항의했습니다.
중국 작가 무룽쉐춘은 도서관 계단에서 사람들을 향해 자신의 SNS 계정이 폐쇄되고 내용이 삭제된 것과 관련해 중공 감독기관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큰소리로 낭독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당신들은 문학을 독약으로 만들고, 언론을 범죄로 만들고 있다.”
[류이밍(劉逸明), 전 우한 중국 잡지 기자, 프리랜서 기자]
“중국에서 글을 쓰고 양심에 따라 글을 쓴다는 건 확실히 몹시 위험한 일입니다. 따라서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무룽쉐춘이 한 말은 아주 이치에 맞습니다.”
[기자]
그와 함께 항의에 나선 미국 작가에는 조나단 프란젠(Jonathan Franzen), 폴 오스터(Paul Auster), 프란신 프로스(Francine Prose), A.M. 홈스(A.M. Homes), 그리고 중국 출신 작가인 하진(哈金)과 궈샤오루(郭小櫓) 등이 있습니다.
사실 무롱쉐춘이 몇 년 전에 쓴 여덟 권의 책은 중국에서 200만 부가 팔렸고 그의 SNS 팔로워는 800만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2011년 무룽쉐춘은 중공 심사기관과의 충돌과 작품에 대한 자아검열을 염려해 서적 출판을 중지했습니다.
올해 41세인 무룽쉐춘은 자신이 책을 쓸 때를 되돌아보면 부끄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작품을 쓰면서 정치적인 주제를 피하는데 급급했다고 합니다.
출판 심사에 대한 항의와 별도로 무롱쉐춘은 최근 그의 저서 ‘중국 언어 풍격(風格)의 타락’을 통해 중공이 중국 문명을 어떻게 파괴했는지를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썼습니다. “중국공산당이 통치한 60여 년 동안 증오 교육과 우민(愚民) 선전, 그리고 고전 문명에 대한 전면적인 파괴를 거치며 하나의 새로운 언어 풍격이 점차 형성됐다. 중국의 언어는 저속하고 잔인하게 변질되기 시작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공산당의 통치에 있다.”
진중은 NTD 기자에게 중국 역사상의 정부들이 항상 문명적인 용어를 구사하며 저속한 언어를 피했지만, 공산당 집권 후에 선례가 깨졌다고 말했습니다. 진중은 중공의 전통 파괴가 마오쩌둥 시대에 시작됐다며, 마오쩌둥의 “인구가 8억인데 다투지 않고 되겠는가?”라는 말과 소련을 욕하며 한 “방귀뀌는 소리 하지마.”라는 등의 저속하고 폭력적인 언어가 구체적인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진중은 수십 년에 걸친 중공의 반복적인 세뇌로 인해 모든 중국인의 마음 깊은 곳에 일종의 당문화가 형성됐고, 작가들의 작품도 모두 당문화를 토대로 창작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무롱쉐춘도 그의 작품에서 이를 인정했습니다. “나와 같은 작가들조차 공산당이 우리를 조종하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면서도, 일상생활 속에서는 저도 모르게 ‘사회주의가 좋다’는 등의 공산당을 찬양하는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무롱쉐춘은 중공이 이렇게 언어의 질을 낮추는 행위는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이며, 목적은 대중의 의견을 묵살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공산당은 단어의 뜻을 모호하게 만들어서 말의 의미를 흐려 놓거나 거짓말의 효과를 얻습니다.
NTD 뉴스 천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