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ntdtv.co.kr 2015-05-13 05:00 PM]
[앵커]
5월 11일 밤 0시, 한 건의 웨이보 문장이 중국사회를 뒤흔들었습니다. 중공 최고법원이 관할하는 인민법원보(人民法院報)의 관영 웨이보에는 매일 자정 경 하루의 마감 문장들이 올라옵니다. 11일 자정에는 `벽을 밀다`라는 제목의 짧은 글이 올라왔습니다. 원래 글 속의 벽은 인생의 길에서 마주치는 곤란을 지칭하는 것이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일 글을 보며 잇따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벽을 민다’는 말에 지지를 보냈습니다. 네티즌들은 그 말을 ‘현 체제를 밀어내는 것’ 혹은 ‘인터넷 통제 프로그램을 밀어내는 것’ 등을 비유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기자]
인민법원보 웨이보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우리가 여러 가지 벽에 부딪힐 때 어떤 벽은 열 번 밀어도 넘어가지 않고, 백 번 밀어도 넘어가지 않고, 천 번, 만 번을 밀어도 넘어가지 않는다. 넘어가는 벽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벽을 밀면서 근육을 키워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벽이 넘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는 자신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서는 안 된다.”
이 짧은 글은 대만 작가 차이캉융(蔡康永)이 웨이보에 올린 `잔인한 사회에 보내는 선의(善意)의 문자`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2011년 말 그의 웨이보에 발표된 이 글은 차이캉융이 스스로 분발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인민법원보에 실리면서 그 의미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글 속의 벽은 원래 인생의 길에서 마주치는 곤란이었지만, 현재 중국 인터넷에서 `벽을 민다`는 말은 현 체제를 넘어뜨린다는 것으로 비유되고,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역사적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는 25년이 지났는데요, 베를린 장벽 붕괴는 통일사회당의 독재에 종지부를 찍었고 동서독 통일의 길을 열었습니다.
[천(陳) 양, 랴오닝(遼寧)성 네티즌]
“저는 이것에 아주 찬성합니다. 바로 노력 없이 결과를 바랄 수 없다는 거죠. 노력하는 과정도 아주 중요하고, 얻는 것이 없어도 노력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겁니다.”
벽을 민다는 말은 인터넷으로 신속히 퍼졌습니다. 비록 이 글은 몇 시간 안에 삭제됐지만, 2천 여 차례 전재됐고 댓글은 천여 건에 달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잇따라 찬성을 표하며 2015년 들어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고 말했습니다.
[징추(荊楚), 인터넷 작가]
“한 시민은 공산당 정권이 무너지는 것이 국민의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캐나다 화교 작가 성쉐(盛雪)는 시진핑 집권 후 이데올로기에 대한 통제가 이전보다 훨씬 엄해졌다며 얼마나 엄해지든 간에 중국 사회가 민주화로 향하는 길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성쉐, 캐나다 화교 작가]
“중국의 관영 신문이나 당보(黨報)가 이런 편집을 보였다는 것은 우선 실수라기보다는 괴이쩍은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여간 그들이 고의로 그랬든 그렇지 않든, 사실 모두 이념이 혼란한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고 봅니다.”
그럼, 중국에 출현한 이 문장이 왜 사회적으로 이렇게 큰 반응을 불러일으킬까요?
[랴오닝 네티즌 천 양]
“저는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인민법원보가 어떤 용기로 이런 말을 했을까요? 이건 현재 그들 내부의 정치투쟁이 과열됐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정치파벌이 그들 자신의 상황을 바탕으로 말을 퍼뜨리는 겁니다. 현재는 왕치산(王岐山)이 공개적으로 이미 결전의 전야를 맞았다고 했다는 말이 웨이보에 올라 왔는데, 만약 정말 그렇다면 이 시간에 이런 말이 나온 것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인민법원보 관영 웨이보의 놀라운 문장을 본 홍콩 언론 독자는 현재 세계에서 단속이 가장 심한 인터넷은 중국 내부이며 단속 수단도 가장 앞섰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것은 서로가 함께 발전하는 법이라 네티즌들도 이 때문에 담을 무너뜨리는 최고의 능력을 쌓았습니다. 여론의 비난을 겨냥해 지난 2년 동안 정부는 `인터넷 주권` 개념을 들고 나와 인터넷 감독관리에 대하여 이론적 법적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는 외국 사이트를 차단하고 세계의 목소리를 막은 데 대한 핑계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NTD 뉴스 천한(陳漢)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