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ntdtv.co.kr 2015-03-09 03:20 PM]
[앵커]
양회기간 중국 장쑤성 가오유(高邮)시의 한 여성 공산당원이 인터넷에 실명으로 탈당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여성당원은 자신의 인권과 중국국민의 합법적 권익이 중국공산당에 의해 마구 짓밟혔다면서 중국공산당이 평화적으로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해 가리라는 자신의 꿈도 산산이 조각났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녀는 몸과 정신 모두에서 공산조직을 철저히 배제시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기자]
베이징에서 몇 년간 아르바이트를 해온 쉬친(徐秦)씨. 올해 53세인 쉬씨는 신체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 3월8일 쉬씨는 중국 인권사이트 유권망(維權網)에 ‘한 여성 중국공산당원의 탈당성명 및 베이징 양회기간 겪은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에서 쉬씨는 취업 때문에 베이징에 장기체류하므로 자신의 소속 당지부를 베이징 창핑(昌平)구로 변경하기 위해, 2월28일 중국공산당 가오유시 남경제신구역 관리위원회에 소속변경 확인서를 발급받으러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다음날 자신이 감시 받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3월2일 오후, 베이징으로 출근길에 오른 쉬씨는 아파트 입구를 벗어나자마자 수십 명의 국가보위대 요원들과 검은색 차량에 포위됐습니다.
쉬씨는 이날 오후 6시 법관인 자신의 조카에게 승용차로 기차역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했지만, 두 사람은 차에 오르자마자 검은색 차량 10대와 경찰차량 그리고, 국가보위대, 경찰, 신방(信訪·민원접수창구) 담당자, 지자체 공무원 등 100여명에 의해 포위됐습니다. 파출소로 강제연행된 쉬씨는 취조실에 갇혔다가 다음날 오전 9시가 넘어서야 석방됐습니다.
[쉬친]
“새카맣게 몰려든 차량과 사람들이 우리를 둘러싸고는 협박조로 돈을 요구하면서 돈이 없으면 대출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법관인 내 조카의 차 열쇠를 빼앗아 우리를 짐과 함께 싣고 파출소에 데러가 열 시간 넘도록 가뒀는데,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내가 왜 체포하냐고 묻자 모두들 이유를 모른다고 했어요.”
쉬씨의 조카에 따르면, 발단은 가오유시 시정부였습니다. 시정부에서 가오유 지방법원 법원장 한쉐펑(韓雪峰)에게 특별지시를 내려, 만약 쉬씨가 양회기간 베이징에 도착할 경우 쉬씨를 감시하는 모든 조직과 그 구성원은 앞으로 보너스 지급이 없을 것이고 승진에서 제외시킬 것이라고 엄포를 내렸다는 것입니다.
가오유시 시정부가 이렇게 쉬씨를 탄압하는 이유는 201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쉬씨는 당시, 국가약감국(의약품 관리부처)이 병원에서 가짜 약, 저질 의료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눈감아준 것을 폭로했다가 구치소에 갇혀 온갖 시달림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사건은 쉬씨가 중국공산당에 철저히 실망하고 탈당을 생각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쉬친]
“직접 내 실명으로 중기위, 국무원, 공안부에 고발하고 또 고발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증거도 확실했지만 모두 한통속이었습니다. 그래서 철저히 실망했지요. 그래도 이번 양회에 평화적으로 체제전환하리라는 일말의 희망을 걸었는데, 헛된 기대였고 나만의 착각이었습니다.”
이번 양회기간에 겪은 이번 사건으로 쉬씨는 중국공산당의 본모습을 또 한번 목격하고, 중국공산당을 탈퇴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쉬친]
“양회기간에, 그것도 법관의 자가용 승용차 안에 있다가 납치됐습니다. 법원 원장이 직접 찾아와 내 조카에게 차 열쇠를 내놓으라고 윽박질렀습니다. 고모로서 눈을 빤히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요. 중국공산당 양회의 헌법주의, 법치주의는 말뿐이었습니다. 대놓고 국가의 법률과 국민, 법관을 유린했습니다.”
[란수(藍述), 시사평론가]
“중국공산당 내부에 소수집단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중국사회 전반에 퍼져 있으며, 쉬친 같은 하층당원도 있습니다. 정치적 이론이나 이해관계에서 당과 입장을 달리하며, 공산당 자체가 근본적으로 모순 덩어리임을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탈당 가능성도 높습니다.”
쉬씨는 3월8일 탈당한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쉬친]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입니다. 중국에서도 마침 관련 단체가 조직됐으며, 나도 참가했습니다. 일을 그만두더라도 중국내 여성의 권익보호를 위해 싸우겠습니다.”
[란수, 시사평론가]
“쉬씨는 양회기간 중국공산당을 탈당했습니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머지않아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실명으로 중국공산당을 탈당하리라고 봅니다.”
쉬씨는 중국공산당은 너무 부패해 현재 중국에서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은 없다며, 자신의 친구들을 비롯, 경찰과 법원 등 여러 기관에 속한 개인들이 자신을 묵묵히 지지해주고 증거자료를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