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위, ‘쩡칭훙’을 빗대어 경친왕 비난(한,중)

[www.ntdtv.co.kr  2015-02-27 12:20 PM] 

 

 

[앵커]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이하 중기위) 공식사이트는 25일 청나라 말기 경친왕(慶親王: 칭친왕)에 관한 글을 올렸습니다. 경친왕은 청나라 8대 철모자왕(鐵帽子王: 대대로 세습된 친왕, 원래 친왕의 아들은 친왕보다 밑의 작위를 받게 되어있다) 중의 하나였습니다. 여론은 경친왕이 중공 고관 중 누구를 암시하는 것인지 고심했습니다. 한 분석은 이름 속에 ‘칭(慶)’이란 글자가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쩡칭훙(曾慶紅)을 가리킬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기자]

중기위 감찰사이트(監察網)가 발표한 글의 제목은 ‘대청국 나관(裸官:일가와 재산을 모두 도피시키고 홀로 남은 관리) 경친왕의 작태’였습니다. 청나라 말기의 경친왕은 업무 수행력이 좋지 않지만 1884년부터 청이 멸망한 1912년까지 27년간 외무, 해군, 재정 등 주요 관직을 거쳐 수석군기대신과 내각총리대신에 이릅니다. 글은 경친왕은 현재의 탐관오리 같다고 묘사했습니다.

 

예컨대 경친왕은 매일 손님을 청해 식사를 하고 마작을 했습니다. 그는 궁중에서 서태후와 마작을 하면서 서태후의 환심을 사 탄탄대로의 벼슬길을 걸었습니다. 경친왕은 매관매직으로 돈을 벌었고, 은행 예금액이 700만 파운드를 넘었습니다. 그는 돈을 모두 외국계은행에 예치했습니다. 글은 만약 경친왕이 100년 후에 태어났다면 틀림없이 ‘나관’이 되었을 것이라 평했습니다.

 

또한 경친왕의 여가취미 때문에 관가와 사회의 풍기가 문란해졌다고 풍자하면서, 경친왕은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할 때 역경을 생각한다)의 좋은 사례이며 우리가 마땅히 매일 보아야할 거울이라고 결론을 지었습니다. 글은 발표되자마자 중국의 주요 언론과 사이트에 전재되었고, 사람들은 이 글이 가리키는 고관이 누구인가 추측하기에 바빴습니다.

 

중국정치 전문가 리산젠(李善鑒)은 반부패가 진행되는 현시점에서 경친왕을 언급한 이 글은 전 국가 부주석 쩡칭훙(曾慶紅)을 빗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리산젠]

“현직에 남아있어 아직 낙마하지 않은 은퇴자, 또 한사람의 권세에 빌붙어서 나쁜 짓을 하는 사람, 그리고 직급이 아주 높은 사람 등을 따져보면 쩡칭훙밖에 없습니다. 그는 장쩌민이 권력을 잡은 후 계속 기생충처럼 붙어서 온갖 못된 궁리를 일삼으며 많은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지는 2월 26일, 현재 가장 그럴듯한 인물은 쩡칭훙이며 그는 장쩌민의 하수인이자 당대 중공의 최고 정객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보도는 중국의 정치가들은 역사의 고사를 이용하여 은연중 남을 공격하는 기법을 몇 세기 동안 자주 사용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쩡칭훙은 장쩌민 시대에 제2의 실권자였습니다. 2003년부터 2008년 사이 중국 부주석을 역임한 쩡칭훙은 특수 공작계통을 주관하여 ‘흑면살수(黑麵殺手)’라고도 불린, 장쩌민의 군사이자 꾀주머니였습니다. 쩡칭훙은 중공중앙조직부장을 겸임할 당시 자신의 인맥을 발탁하고 매관매직을 했습니다. 그의 가족은 장기간 중국의 석유, 에너지, 화공산업을 장악했기에 ‘석유방(石油幫)’의 막후 지휘자로 통했습니다.

 

[자오위안밍(趙遠明), 중국 법률 권위자]

“쩡칭훙은 장쩌민의 집권 기간과 그 이후에도 많은 악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는 줄곧 막후에서 기획, 진두지휘를 했습니다. 그는 큰 호랑이라 불릴 만하지요. 그의 아들 쩡웨이(曾偉)는 아버지와의 관계를 통해서 거액의 횡령을 했습니다.”

 

중국 ‘재경’지에 따르면, 쩡웨이는 국유기업 ‘루넝(魯能)전력’의 자산 700억 위안을 빼돌렸으며, 33억 위안을 투자하여 1,100억 위안에 달하는 산둥 룽터우(龍頭)기업을 인수했습니다. 이어서 대부분의 재산을 국외로 빼돌렸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언론은 2008년 쩡웨이가 3,240억 호주달러 가치의 초호화주택을 구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14년, 그는 500억 호주달러를 들여 호화주택을 리모델링하겠다고 신청했으나 현지 정부에 의해 거절당했습니다.

 

홍콩의 ‘동향’ 잡지도 쩡칭훙 일가의 재산은 베이징, 톈진, 산둥, 상하이, 홍콩, 오스트리아 등지에 널려있으며, 쩡가의 친인척 최소 12명이 외국에 나가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중국내의 재산만 해도 430억 내지 470억 위안이라고 합니다.

 

2014년 저우융캉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 베이징이 쩡칭훙을 다방면으로 포위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즈’지는 쩡칭훙이 저우융캉의 중요 배후이긴 하지만, 만일 당시에 그를 공격 목표로 삼았다면 창끝이 장쩌민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큰 격동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NTD 뉴스 리윈(李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