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ntdtv.co.kr 2013-12-20 08:21 AM]
앵커 :
중국에서는 온라인 ‘인육 수색(人肉搜索, 공인 신상털기)’이 대단한 인기입니다. 중국 관영 CCTV는 이 ‘인육 수색’을 여고생 자살의 진짜 원인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국가 인터넷정보판공실 신문협조국, 國信辦新聞協調局)은 이 신상털기가 인터넷 폭력이며 불법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평론가들은 당국이 부패관리를 폭로하는 ‘인육 수색’을 사생활에 결부시켜 본래 의도를 희석하려 든다고 지적합니다.
기자 :
12월 초, 광둥성의 한 여고생이 의류점에서 물건을 훔쳤다고 의심받았습니다. 가게 주인은 이 학생의 신상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다음날 그 여학생은 다리에서 몸을 던져 자살했습니다. 언론은 그 여학생이 견딜 수 없는 압박 때문에 몸을 던졌다고 보도했습니다.
12월 16일, CCTV의 한 프로그램은 인터넷 ‘신상털기’를 비난했습니다. 12월 17일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국신판신문협조국) 국장 류정룽(劉正榮)은 ‘신상털기’는 인터넷 폭력이며 부도덕하고 불법적이라고 발언했습니다.
류정룽은 인터넷 ‘신상털기’를 하는 사람은 기소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런 행위를 방조한 웹사이트도 책임을 묻는다고 합니다.
중국 인권변호사 탕징링(唐荊陵)은 인터넷 신상털기는 원래 부패 관리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하면서, CCTV와 당국이 국민을 교란하기 위해 이 개념과 사생활 침해를 결합해버렸다고 지적합니다.
[탕징링, 인권변호사]
“중국 관리들은 인터넷 ‘인육 수색(신상털기)이 부패 관리를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을 분명 간과하고 있습니다. 사생활에 관해 말하면서 그들은 반부패 추문 폭로와 사생활 침해 간의 경계선을 흐려놓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판단 기준과 정보보호 측면에서 완전히 별개의 사항입니다.”
‘난징대학’ 법학과 교수 장짠잉(張贊寧)은 인터넷 ‘신상털기’는 약간의 부정적 측면도 있기는 하지만, 난잡한 공산당 관리에 대한 경고 휘슬로서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인정합니다.
[장짠잉, 난징대학교 법학과 교수]
“관리들의 매춘, 오입 등의 불법 행위라든가 유명 영화감독 장이머우의 많은 첩과 아이들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은 오직 인터넷 ‘인육 수색’에 의해서만 밝혀질 수 있습니다. 나는 이 활동이 부패행위를 억제하고 진실을 민중에게 알린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인의 인터넷 ‘신상털기’가 시작된 것은 2008년 난징 방관국(房管局) 국장 저우주겅(周久耕) 스캔들이 폭로되었을 때였습니다. 저우지겅은 비싼 담배를 피우고 유명 브랜드 초 고가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것이 인터넷에서 폭로되고 난 후 해직당했습니다.
인터넷 ‘신상털기’는 부패와 추행을 저지른 공산당 관리들을 많이 폭로했습니다. 예를 들면, 충칭시 베이베이구(北碚區) 당 서기 레이정푸(雷政富)의 성 추문, 산시(陝西)성 양다차이(楊達才)의 럭셔리 시계 83점, 상하이 판사들의 매춘 사건, 중앙 편역 국장 이쥔칭(衣俊卿)의 성 추문, 개혁위원회 전 부주임 류톄난(劉鐵男)의 뇌물사건 등입니다.
[탕징링]
“실제로 인터넷 ‘인육 수색(신상털기)’는 인터넷을 통해 부패 관리에 관한 정보를 모아줍니다. 이는 불법이 아니라 정상적이고 정당하며 장려되어야 할 활동입니다.”
탕징링은 사생활 공개는 법으로 금지된다고 전제하면서, 관리나 공인의 추문에 대한 인터넷 정보검색은 불법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내 생각에는 공인들의 사생활 침해 문제는 없습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의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마땅합니다. 관리들의 개인 생활은 대중에게 공개되어야 하고 국민의 감시를 받아야 합니다. 적절한 지도를 받는다면 인터넷 ‘인육 수색(신상털기)’은 어떤 부정적 효과로 우려를 자아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시사평론가 왕베이지(汪北稷)는 중국언론이 당의 독재에 조종받기 때문에 감시 감독의 기능을 상실했지만 서구 언론은 제4의 권력으로서 공인과 관리에 대한 전방위적 감독 기능을 발휘한다고 지적합니다.
[왕베이지, 시사평론가]
“이런 이유로 서구에서는 전적으로 인터넷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됩니다. 중국에서는 국민에게 투표권도 없고, 헌법이 부여하는 감시권도 없으며 오직 인터넷을 검색하여 알리는 일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물론 아직도 폭로되지 않은 사건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터넷 ‘신상털기‘는 중국인들에게 반부패의 도구로 사용됩니다. 많은 당 간부들이 인터넷 폭로로 해임당했습니다. 물론 당국은 인터넷 수색을 억제하려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소위 인터넷 유언들을 차단하고 영향력 있는 마이크로 블로거들을 침묵시키며, 기탄없는 네티즌을 체포하는 것이죠. 심지어 새로운 법 해석을 내세워 게시판 글이 500회 이상 공유 받은 블로거는 구속하게 되어있습니다.
NTD 뉴스 리윈(李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