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ntdtv.co.kr2013-10-04 02:36 AM]
앵커:
지난달 30일 중국의 많은 언론들은 신판 ‘마오쩌둥(毛澤東) 어록’이 연말 출간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역사적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는 많은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지난 1일에는 또 중국공산당 관영언론이 이 소식을 ‘완벽한 오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정치적 동기가 있었던 것일까요? 학자들의 분석을 보시죠.
기자:
최근 중국 주류 언론들이 신판 ‘마오쩌둥 어록’이 올 12월에 출간될 것이라고 잇달아 보도했습니다. 해방군 군사과학원 연구원 천위(陳宇)가 이 책의 총편집을 맡았고, 팀원 20명이 2년에 걸쳐 편집했으며 가격은 2천 위안(약 35만원)이 넘는다고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일자 뉴스에서 “관련 기관에 확인한 결과 인터넷에 퍼져있는 ‘마오 어록 연내 출간’ 소식은 완벽한 오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일까지도 어록 관련 보도들을 인터넷 어디서나 볼 수 있었습니다.
[장청줴(張成覺), 홍콩 작가]
“12월 26일은 마오쩌둥의 120번째 생일입니다. 원래는 마오 사상을 선전하고 세력을 결집하기 위해 그의 생일에 맞춰 어록을 출간하려 했겠지요. 하지만 당국이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을 본 겁니다. 시대를 역행한 마오쩌둥의 정책과 그의 극악무도한 악행에 대한 사람들의 격분을 말입니다.”
장청줴는 “중국공산당은 일단 부정한 후 시기를 노려 다시 발간할 것”이면서 “‘말은 하지 않고 행동만 한다’는 이런 은밀한 조작으로 대중의 분노를 자극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화포(華頗), 베이징 정치평론가]
“마오 어록 발간은 중국공산당 내 일부 좌파인사들의 망상입니다. 이전 시대로 되돌아가려 하지만 불가능한 거죠. 마오 어록을 출간한다고 나무라지 마세요. 마오쩌둥 시체가 벌떡 일어난다 해도 과거 세력이 부활하거나 과거로 회귀하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마오쩌둥은 중국을 27년간 지배하면서 중국인에게 엄청난 재난을 가져왔습니다. 책 ‘9평 공산당’은 “1949년 이후 중국에서는 전 인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중국공산당의 박해를 받았고, 6천만 명에서 8천만 명이 비정상적으로 사망했다”면서 “이는 두 차례 세계대전 사망자의 총수보다 더 많다”라고 폭로했습니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 가져온 재앙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중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 가족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시진핑의 부친 시중쉰(習仲勳)은 ‘소설을 이용해 반당(反黨) 행위를 했다’는 마오쩌둥의 모함을 받고 16년간이나 감금을 당했습니다. 어린 시진핑도 연루돼 멸시를 받았고 문화대혁명 중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시진핑은 취임 후 마오쩌둥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있는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화포, 베이징 정치평론가]
“시진핑은 좌파 인사를 자신의 휘하로 끌어들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개혁?개방 이전 30년 마오쩌둥 시대도 부정하지 말고, 개혁?개방 이후 30년 덩샤오핑 시대도 부정해선 안 된다’란 말을 한 겁니다. 좌파에게 호의적 제스처를 취한 것인데, 자신의 ‘중국의 꿈’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한 거죠.”
하지만 화포는 좌파가 시진핑의 휘하로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시진핑은 좌파에게 어록 발간은 불가능하다고 명확하게 알린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쑨원광(孫文廣), 전 산둥(山東)대학 경제학 교수]
“중국공산당이 정말로 마오쩌둥을 객관적인 태도로 대하려 한다면 지금 마오쩌둥 전집을 출간해야 합니다. 그가 했던 모든 말, 발표한 모든 글을 전집으로 엮어내는 거죠. 그의 사람됨에 대해 비판하고 토론함으로써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아야 할지 분석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소위 마오쩌둥 명언은 중국공산당의 투쟁철학과 폭력철학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8억 인구가 있는데, 투쟁하지 않으면 되겠는가?”
“문화대혁명을 7~8년마다 1번씩 해야 한다.”
“진시황이 다 무엇인가? 그는 선비 460명을 파묻었지만, 나는 지식인 46,000명을 파묻었다.”
최근 미국 온라인 매체인 데일리비스트(The Daily Beast)는 지난 세기 13대 독재자를 선정했습니다. 마오쩌둥이 1위를 차지했는데 스탈린과 히틀러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NTD 뉴스 리윈(李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