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진술 번복, 계획적인가? 돌발적인가?(한글자막)

[www.ntdtv.co.kr 2013-08-24 01:54 AM]

앵커:
전 충칭 서기 보시라이가 재판 첫날부터 예상을 깨고 뇌물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당국과 보시라이가 재판 전 이미 합의를 이루고 공개재판에 들어갔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보시라이가 혐의를 부인한 건 합의의 일부분일까요? 아니면 돌발 행동일까요? ‘보시라이 재판’이라는 ‘정치 쇼’를 보고 있는 국내외 관객들이 뜨거운 토론을 벌이고 있습니다. 분석을 함께 보시죠.

기자:
보시라이 공개 재판이 22일 시작됐습니다. 보시라이는 공금횡령과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3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재판 첫날 뇌물수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다롄국제발전공사 탕샤오린(唐肖林) 회장으로부터 뇌물 110여만 위안을 받은 사실을 부인했으며, 또 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위 조사과정에서 시인한 뇌물수수 진술이 본의가 아니었다며 번복했습니다. 또 다롄스더(大連實德)그룹 쉬밍(徐明) 이사장으로부터 뇌물 2천여만 위안을 받았다는 사실도 적극 부인했습니다.

류즈화(劉志華) 전 베이징시 부시장의 변호를 담당했던 모사오핑(莫少平) 변호사는 NTD와의 인터뷰에서 류즈화 사건과 보시라이 사건이 대단히 유사하다고 말합니다.

[모사오핑, 베이징 변호사]
“당연히 저도 류즈화 부시장에게 물었습니다. ‘이전에 이런 혐의를 시인한다고 자필로 썼고, 또 그 기록들도 있는데, 왜 지금 전부 부인하는 겁니까?’ 류즈화 부시장은 당시 중앙기율위가 많은 일들을 약속해줬는데 자신이 혐의를 시인하자 기율위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류즈화 전 부시장은 2008년에 약 700만 위안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사형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모(莫) 변호사는 보시라이와 중앙기율위 간에도 이런 유사한 갈등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중앙기율위는 보시라이에게 가벼운 처벌을 내릴 것으로 생각하게 했을 것이고, 보시라이는 기소유예 정도를 기대했던 자신의 희망이 물거품이 되자 법정에서 반격을 시도했다는 겁니다.

그러나 보시라이가 죄를 인정하나 하지 않으나 최종판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모 변호사는 지적했습니다.

[모사오핑]
“중요한 건 검찰이 기타 증거를 충분히 갖고 있느냐 하는 점입니다. 사실이 명백하고 증거가 확실하다면 보시라이가 부인해도 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법정 태도가 좋지 않으면 가중 처벌할 수도 있습니다.”

산둥(山東)성의 형사전문 변호사 천(陳)모씨는 이 안건은 뒤집을 수 없으며 보시라이가 유죄판결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천00, 산둥성 형사전문 변호사]
“반드시 유죄 선고를 받을 겁니다. 두 가지 원인이 있는데요, 하나는 본인이 기율위에서 자백한 적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재판마다 두 명 이상의 증인이 물고 늘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내 구카이라이마저 그를 물고 늘어지고 있죠. 이 사건을 그가 뒤집을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보시라이가 과거 진술을 부인한 것은 잘 쓴 각본의 일부분일까요? 아니면 예상치 못한 반격일까요? 미국 CNN은 “현재로선 보시라이가 법정에서 죄를 부인한 것이 중국공산당 당국의 허를 찌른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보시라이의 이런 태도는 법원 공식 웨이보(微博)를 통해 공개됐는데, 재판 투명성이 낮은 중국에선 대단히 보기 드문 일로써, 법원은 이미 전반 계획을 다 짜놓은 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당국이 이미 보시라이의 진술 번복을 예상했을 것이라고 천 변호사는 분석했습니다.

[천00, 산둥성 형사전문 변호사]
“왜일까요? 만약 이전에 그들 사이에 합의가 이뤄졌다면 검찰관과 변호사가 이렇게 세밀하게 준비하지 않았을 겁니다. 판사의 심리요지도 아주 세밀했습니다. 보시라이가 인정하지 않고 번복한다는 상황을 파악했기에 검찰, 판사, 변호사 3인이 이렇게 세부적으로 준비한 겁니다.”

미국 클레어몬트 매케나 칼리지 정치학과 페이민신(裴敏欣) 교수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보시라이가 혐의를 부인한 건 정치 생명을 유지하고 이후 재기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또 보시라이 배후에 현직 혹은 퇴임한 고위관리의 지지가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천 변호사는 보시라이의 행동은 지지자들 앞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보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천00, 산둥성 형사전문 변호사]
“보시라이는 직권남용이 그의 인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뇌물수수는 그를 떠받드는 사람들에게 있어 사실 위신이 떨어지고 명예롭지 못한 일이죠. 그래서 법원이 인정하든 안 하든 그는 자신의 진술을 번복했고 최소한 지지자들의 기분은 좀 좋아졌을 겁니다. 체면은 좀 세운 거죠.”

보시라이가 진술을 번복하지 않았다면 당국은 십 몇 년이나 20년 정도의 형을 선고했겠지만 진술 번복과 비협조적인 태도로 무기징역까지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천 변호사는 예상했습니다.

NTD 뉴스 친쉐(秦雪)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