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中증시, 배후에 음모 있었나?(한,중,영)

[www.ntdtv.co.kr2013-08-19 05:18 AM]

앵커:
지난주 중국 주식시장에서 놀라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16일 오전, 상하이지수가 불과 3분 만에 6%가까이 폭등했다가 오후엔 원래 위치로 급락해 하락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이번 ‘롤러코스터’ 장세는 광다(光大)증권의 거래 실수로 알려졌습니다. 공교롭게도 광다증권의 계열사인 광다선물이 이날 대규모 선물(先物)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전체 사건이 미궁에 빠져들었는데요. 이번 사건 배후에 어떤 음모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중국 내국인 전용 A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16일 오전 11시 6분경 이상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잔잔한 움직임을 보이던 지수가 갑자기 급상승한 겁니다. 단번에 6% 가까이 치솟아 CSI300지수에 포함된 71개 종목이 순식간에 상한가를 쳤습니다.

오후장 거래가 시작되자 시장에는 광다증권 트레이더의 ‘팻 핑거’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팻 핑거’(fat finger)는 굵은 손가락이 여러 개의 자판을 동시에 눌러 거래 실수를 낸다는 뜻입니다. 이후 시장은 곧바로 얼어 붙었고 주가지수는 투자자의 실망과 함께 0.65% 하락 마감했습니다.

광다증권은 당일 공고를 통해 “자사 전략투자부의 프랍 트레이딩(or 자기자본 거래) 부서가 자체 아비트리지(or 차익거래) 시스템을 사용할 때 문제가 발생했다. 회사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당일 시장에 진입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희생양이 됐습니다.

[시(施)00, 광저우 투자자]
“시장을 조종하는 건 아주 간단한 일이죠. 개인 투자자, 개인 선물투자자에겐 매우 불공평합니다. 자본을 가진 거대 조직이 주식을 조작할 수 있는 상황이고, 주식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팔기 때문입니다. 단번에 올라갔다 내려가서 많은 사람들이 덫에 빠졌지요.”

베이징만보(北京?報) 보도에 따르면, 5명의 투자자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위해 웨이눠(威諾) 로펌에 법률 자문을 받았습니다. 로펌 변호사는 광다증권과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익관계가 복잡해 소송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셰톈(謝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교수]
“거래 기록들이 있습니다. 건전한 법률 체계가 있거나 개인 투자자의 권익이 보장받을 수 있다면 소송을 통해 손실을 보상받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관건은 중국에 ‘증권법’, ‘반 불공정 경쟁법’등 법률이 유명무실하다는 겁니다. 법률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특권계층이 개인 투자자를 등쳐 한 몫 잡는 것과 같겠지요. 결국 이런 사건은 흐지부지하게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식시장만 본다면 광다증권은 이번 사건으로 막심한 피해를 입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중국 금융선물거래소(CFFE)가 발표한 수치를 보면, 광다증권 계열사인 광다선물은 당일 대규모 선물 매도 계약을 했습니다. 이후 선물 가격이 하락하면 광다그룹은 막대한 수익을 낼 것입니다. 따라서 이는 광다그룹이 전체 시장을 조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런중다오(任中道), 중국 금융분석가]
“광다증권은 앞을 내다보고 조작한 겁니다. 즉 주가지수 선물, 공매를 증가시켜 자신의 손실을 보충하려는 겁니다. 광다증권이 이런 조작행위를 했기 때문에 시장에선 음모가 있고 미심쩍다고 말들을 하는 겁니다. 이런 잔꾀가 담긴 주가지수 선물로 가장 막대한 손해를 본 이들은 덩달아 시장에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입니다.”

현물(주식) 가격을 강제로 올린 후 선물 시장에서 차익을 내는 것을 일반 투자자들은 시장 조종 행위로 여긴다고 런중다오 씨는 말했습니다.

‘베이징청년보’도 광다증권의 ‘팻 핑거’가 수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반적인 주문 실수는 단일 종목, 단일 거래에서 발생하는데 71개나 되는 종목이 동시에 상한가를 쳤습니다. 또한 당일 오전 주가지수가 두 차례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도 인위적인 연속 행위였음을 설명한다는 겁니다.

베이징청년보는 사건의 진실은 ‘팻 핑거’처럼 간단하지 않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날 주가가 폭등했을 때 도대체 누가 이득을 얻었는지 증권감독 당국이 조사한다면 ‘팻 핑거’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증권감독 당국과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이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NTD 뉴스 주즈산(朱智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