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ntdtv.co.kr 2013-08-16 06:49 AM]
항저우 외곽에 프랑스 파리(Paris)를 복제한 도시 톈두성(天都城)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중국 내외에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프로젝트는 10만 명 거주를 계획했으나 현재 거주자 수는 2천 명 정도뿐입니다. 지금은 결혼식 야외촬영의 배경으로나 사용될 뿐 도시 자체는 귀신도시로 전락했습니다.
톈두성은 목표 거주인원 10만 명, 2007년 착공, 2015년 준공 예정이었습니다.
톈두성 시내의 모든 건물은 파리의 전통 건물을 그대로 모방했습니다. 실제 크기 324미터인 에펠탑을 108미터로 축소한 소형 에펠탑도 세웠고, 샹제리제 거리와 마르스 광장도 만들었습니다. 인공 호수도 팠고, 그 가장자리에는 샹보르 성과 베르사이유 정원도 세웠습니다.
그러나 이 호화스런 거리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하루 몇 십 명밖에 없습니다. 현재 거주자 수가 2천 명 밖에 되지 않는 ‘귀신 도시’로 전락했습니다.
프랑스 출신의 사진작가 마튜(Mattew Niederhausser)씨는 현재 중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미니 블로그에 “공사장 노동자들이 텅 빈 아파트에 입주해 살고 있지만, 일거리가 거의 없으며, 오히려 톈두 에펠탑 주변 공지는 인근 농민들의 채소밭이 되었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대신 일부 경제 사정이 어려운 신혼부부들이 ‘진짜’ 파리 대신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개선문을 바라볼 수 있는 300 평방미터짜리(약 91평) 아파트 월세가 500유로(한화 약 74만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베이징 ‘국정내참(國情內參)’의 궁성리(鞏勝利) 수석연구원은 “항저우시가 중국 각 도시 가운데 부동산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리는 곳이며, 이 때문에 항저우시가 많은 부동산 개발업자들을 유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궁성리(鞏勝利)]
“대체적으로 이 상황은 관료들과 업자들의 결탁 때문입니다. 중국의 부동산은 정부 소유이기 때문에 당국이 부동산 투자를 조종합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지방 정부의 보증을 세워 은행 대출을 받습니다. 이 때문에 그들은 부동산을 팔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톈두성 고층 건물들은 가격이 너무 높아서 대부분 시민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합니다.
톈두성 기획설계자 루샤오톈(盧曉天)씨는 타이완 일간 ‘왕보(旺報, Want Daily)’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부유한 본토인을 위해 기획된 ‘이국적’ 주거 프로젝트”라고 지적했습니다. ‘왕보’지는 톈두성이 지방 GDP를 억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벌인 프로젝트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GDP 끌어올리기야 말로 중공 당국의 일 순위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일간 ‘신쾌보(新快報)’는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정부가 토지 매매로 수익을 취하지 않는다”고 보도하면서, “홍콩에서 토지 매매 이익금은 보통 지방재정의 12.9%에 해당하고, 본토 국유지 매매 이익금은 지방 재정의 30%를 채워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GDP 견인 수단인 부동산 개발은 전국에 ‘귀신 도시’를 양산했습니다. 귀신 도시는 네이멍구, 허난, 랴오닝, 장쑤, 후베이, 윈난 등 전국에 퍼져 있습니다. 이 건축 프로젝트로 인해 지방정부의 채무는 급증했습니다. 중공 재정부의 샹화이청(項懷誠) 전임 부장은 지방정부 채무를 20조 위안(한화 약 3,469.8조원)으로 추정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해외 전문가들의 추정액은 무려 40조 위안에 달합니다.
일간 ‘신쾌보’는 2011년 국회 감사에서 12개 성, 307개 시, 1,131개 현 당국이 토지 판매 수입으로 채무를 상환할 계획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매년 지방정부의 대출 이자는 1.2조 위안(한화 약 219조원)에 달합니다.
선전시 소재 싱크탱크 류카이밍(劉開明) 소장은 “중국의 현 상황을 변화시키기는 두 배로 힘들다”면서, “중국공산당이 지금처럼 토지 국유제를 유지하면서 거래를 조종한다면, 사람이 거의 없는 ‘귀신도시’의 출현은 막을 수가 없다”고 경고합니다.
[류카이밍]
“부동산 사유화를 허용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또한 정부의 수입과 지출도 공개되어야 합니다. 토지 사유가 가능해지면 상황이 타개될 수 있습니다. 지방 정부 회계에 대한 감시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궁성리씨는 한 학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에서 토지와 건물은 모두 국유 재산이라는 현 상황은 중국 안정에 치명적 약점”이라고 지적합니다.
NTD 뉴스 주즈산(朱智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