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 철도부장에 사형 집행유예 ‘논란’(한,중,영)

[www.ntdtv.com 2013-07-09 05:36 AM]

류즈쥔(劉志軍) 전 중국 철도부장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으로 베이징 법원에서 사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법계에서는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여론은 분노와 실망을 나타냈습니다. 대부분 네티즌들은 형이 너무 가볍다고 말했으며, 이번 재판 결과가 다른 부패관리들을 안심시키는 작용을 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일부 변호사들은 류즈쥔이 사형 판결을 받지 않으면 법률이 사망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개탄했습니다.

7월 8일, 베이징 제2중급인민법원은 뇌물수수,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류 전 철도부장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사형 및 집행유예 2년, 정치적 권리 박탈과 개인 전 재산 몰수 판결을 내렸습니다.

[베이징 변호사 류샤오위안(劉曉原)]
“사형 집행유예 판결은 예상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자료를 반시간 만에 심리를 끝냈고 법정도 한번 밖에 열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연극에 불과하고 사형판결을 내릴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류 변호사와 같은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거수춘(葛樹村) 중국반부패유권(維權)사이트 운영자]
“이미 예상했습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중국에서 부(部)급 이상 간부들이 사형판결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제 주변 전문가들도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부급 이상 간부들은 사형판결을 받지 않는다는 내부 관례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왕취안핑(王全平) 광둥성 변호사]
“사형과 사형 집행 유예는 법률적으로 보면 모두 사형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집행유예라면 사형이 집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류즈쥔이 향후 2년 안에 감옥에서 고의적인 범죄 행위만 없다면 무기형으로 감형됩니다. 2년간의 관찰기간을 주는 것은 법적으로도 규정돼 있습니다.”

중국 대중들은 류즈쥔이 사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자 충격에 이어 실망 그리고 분노를 느꼈습니다. 인터넷에는 순식간에 사법기관의 불투명성과 불공정성에 대한 비난이 넘쳤고 류즈쥔에 대해 사형집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됐습니다.

[베이징 변호사 류샤오위안(劉曉原)]
“인터넷 상의 여론을 살펴봤는데 네티즌들은 류즈쥔이 사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데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예상했지만 여전히 실망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제가 시나 웨이보에서 류즈쥔 판결에 대해 설문조사를 시작하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는데 즉시 폐쇄됐습니다. 당국이 이 사건을 토론하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이죠. 폐쇄되기 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류즈쥔이 사형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매우 높았습니다.”

네티즌들은 류즈쥔이 사형집행에서 무기징역으로, 무기징역에서 유기징역, 나중에는 병보석으로 풀려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부패한 공산당 간부들은 이제부터 맘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됐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왕취안핑(王全平) 광둥성 변호사]
“이 사건은 최근 중국 당국이 조사한 비리 사건 가운데에서 가장 큰 사건이기 때문에 류즈쥔이 사형되지 않는다면 다른 관리들은 더욱 사형을 받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집권당인 공산당은 더 혼란하게 될 것입니다. 비리를 저질러도 아무런 걱정 없게 되니 갈수록 부패해질 것입니다.”

이 같은 비난 여론에도 중국 관영언론들은 류즈쥔에 대한 재판은 당국이 ‘파리’와 ‘호랑’를 처벌하려는 결 결심을 보여준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류즈쥔은 범죄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놨고 비리 자금과 손실을 이미 되돌려 놨기 때문에 감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왕취안핑(王全平) 광둥성 변호사]
“죄를 인정하는 것과 비리 자금을 되돌려 놓는 것은 모두 감형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 보면 감형 사유가 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베이징 변호사 류샤오위안(劉曉原)]
“류즈쥔과 같은 간부는 ‘호랑이’급에 속하는 부패 관리입니다. 그렇다면 처벌 강도도 높아야 하는데 ‘파리’를 때리는 힘으로 때렸습니다. 중국은 아직 사형을 허용하고 있는데 불공정한 재판과 선택적인 재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동안 중국에서 뇌물수수죄로 사형 판결은 받은 경우가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지난 2000년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청커제(成克杰),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 국장 두샤오윈(杜曉雲) 등 관리들이 사형 집행을 당한 바 있습니다.

변호사들은 류즈쥔에 대한 재판은 허술한 중국 사법계 실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드러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변호사들은 중국 법률은 불공정한 것이 아니라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