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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들은 `인터넷 적발`이 부패척결의 새로운 방식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
[www.ntdtv.com 2012-12-18]
법치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부패와의 전쟁’이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혼란상을 재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최근 ‘인민감독망’ 사이트 운영자인 주루이펑(朱瑞峰)은 “부패사건 제보자 90%가 정치계 내부 인사”라며 “그들은 정치투쟁의 수요에 의해 상대방의 비리를 적발한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는 지난달 충칭시 베이베이(北?)구 서기 레이정푸(雷政富)의 성관계 동영상을 가장 먼저 공개했는데 제보자는 충칭 공안이었다. 충칭은 18대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권력투쟁의 중심에 서 있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서기가 5년 동안 통제했던 곳이다. 보시라이의 측근인 레이 서기는 동영상이 공개된 지 3일 만에 낙마했다.
중국의 반(反)부패가 공산당 내부 권력투쟁과 직결돼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하지만 고위층 정치투쟁에만 한정됐던 정적 타격 수법은 점차 지방 관리들 사이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시진핑 지도부가 ‘망당망국(亡黨亡國)’ 위기까지 언급하면서 부패척결을 강조, 인터넷 폭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충칭만보(重慶晩報)에 따르면, 충칭 관리들 사이에서는 경쟁 상대를 넘어뜨리기 위해 상대방을 음해하는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한 도청 장치 제거 전문가는 지난해 수백 명 관리들의 자가용, 사무실, 자택 등에서 도청 장치와 몰래 카메라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보시라이 전 충칭 서기도 도청시스템을 이용해 베이징 고위층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당 간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인터넷 반부패에 가세할 기세다. 지난 6일 중국 경제잡지 차이징(財經) 부편집장인 뤄창핑(羅昌平)은 자신의 웨이보에서 국가발전개발위원회 주임 겸 국가에너지국 국장인 류톄난(劉鐵南)의 비리를 폭로했다. 그는 학력조작, 거액 부정융자, 타인협박 등을 증거로 류 국장을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고발했다고 발표했다.
그 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면 서둘러 부패 관리를 고발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상호적발’ ‘백가쟁명’ 무드로 나아갈 조짐까지 보였다. ‘백화제방, 백가쟁명(百花齊放, 百家爭鳴)’은 지난 1956년 공산당이 누구든지 사회문제를 비판해 ‘중국 내부 모순’을 해결하자며 내세운 슬로건이다. 하지만 마오쩌둥은 그 이듬해 비판을 제기했던 사람들을 제거하기 위한 반우파 운동을 전개했다.
공산당은 정치적 수요를 위해 대대적으로 찬성했던 일도 위기에 닥치면 즉시 취소하고 피를 부르는 ‘대반전’을 일으켜 왔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부패 관리 낙마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법치와 언론 감시, 건전한 제도를 배제한 불투명한 정치투쟁 식 부패척결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 사회에 불안을 가져다 줄 소지가 높다.
NTDTV Kore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