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정체는 제2의 보시라이?(한)


▲이중적이고 가식적인 시진핑(習近平)은 보시라이 아닌 보시라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www.ntdtv.com 2012-12-15]

15일 중국 시진핑(習近平) 체제는 출범 한 달을 맞았다. 그의 한 달간 행적은 파격적이었고 예상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개혁을 주장하면서 개혁을 거부하고, 부패 척결을 외치면서 정적타격에만 열을 올리며, 기풍을 바로 잡는다면서 연기에만 골몰하는 시진핑의 애매한 진면모는 중국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극좌의 길을 걸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 서기가 낙마한 후 전문가들은 중국공산당이 정치개혁을 하지 않은 이상 보시라이가 사라져도 새로운 보시라이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런데 시진핑이 바로 ‘제2의 보시라이’일 가능성 매우 높아 보인다.

시진핑은 총서기 취임 후 첫 연설에서 공산당의 상투적인 말투를 배제했을 뿐만 아니라 전임 후진타오(胡錦濤)의 노선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국내외에 ‘신선한 충격’을 줬으며 새 지도자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홍위병 세대가 배출한 시진핑이 보시라이와 마찬가지로 도발적이고 개성을 중시하는 인물임을 드러냈다.

보시라이가 충칭에서 조폭과의 전쟁, 홍색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할 때 중국 안팎에서 새로운 개혁세력이 대두했으며 중국당국이 개혁에 의욕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시라이의 ‘충칭모델’은 왕리쥔(王立軍)사건이 아니었더라면 ‘중국모델’로 전국적으로 실행됐을지도 모른다.

보시라이를 축출하고 출범한 시진핑은 취임 후 첫 지방 시찰로 개혁개방의 1번지 선전시를 방문해 덩샤오핑의 동상을 참배하며 개혁개방 노선을 표방했다. 정치개혁 없는 경제발전 단기적인 발전만 도모하는 덩샤오핑의 ‘중국모델’은 보시라이의 ‘충칭모델’과 다르지 않았다.

때문에 향후 시진핑이 걷는 길도 일당독재를 유지한다는 큰 방향이 달라지지 않는 한 보시라이 ‘충칭모델’의 변형된 형태일 수밖에 없다.

시진핑의 길을 알고 그의 ‘중국모델’을 알려면 보시라의 충칭모델을 알 필요가 있다.

충칭모델은 정적숙청, 계획경제, 사리사욕, 법치부재, 단기적 인기를 노리는 캠페인 등을 이용한 독재체제로 ‘현대판 공산혁명’이자 ‘현대판 문화혁명’이었다. 하지만 이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모델에서도 관통된 것이었고 현재 중국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때문에 중국 당국은 보시라이 사건을 형사사건으로 규정했음에도 그의 충칭모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며 존재조차 시인하지 않고 있다. 충칭모델을 부인하면 사실상 공산당정권을 부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시라이와 추종세력을 흑색선전으로 타격하고 법률이 아닌 ‘인터넷 폭로’를 통해 부패척결을 하는 시진핑은 ‘조폭과의 전쟁’을 벌여 정적을 타격하고 부정축재했던 보시라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고도의 술수로 인기를 높이는 수법도 보시라이의 ‘홍색캠페인’과 유사하며 그의 ‘덩샤오핑 불러들이기’도 보시라이의 ‘마오쩌둥 불러들이기’와 같은 수법이다.

4살 차이인 시진핑과 보시라이는 지금까지 거의 같은 인생을 걸어왔다. 공산당 혁명원로 가정에서 자랐고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공산당 혁명을 몸으로 배웠다. 농촌에 하방돼 ‘공산주의 개조’를 거쳤으며 개혁개방으로 ‘홍색귀족’으로 거듭났다.

시진핑은 국민들에게 “국가가 잘되고 민족이 잘돼야 국민들도 잘 살 수 있다”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독재정치를 이용해 홍색귀족들의 권력과 부를 지키고 나서 국민의 원하는 것을 나눠주겠다는 의도를 교묘하게 숨긴 발언이며, 민심을 얻어 개인의 잇속부터 채우려는 보시라이의 ‘공동부유’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는 출범 후 지금까지 국민의 인권개선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그 역시 전임들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기본권조차도 돌려줄 의사가 없다는 점을 표방한 셈이다. 중국 국민과 국제사회는 역대 공산당 지도자들보다 더욱 이중적이고 은폐적인 시진핑의 다음 행보에 경각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NTDTV Kore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