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커창은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로서 경제지표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www.ntdtv.com 2012-12-13]
내년 3월 총리직을 승계하는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최근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로 낮췄다. 지난 3월 원자바오 총리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5%로 낮춘 바 있고, 투자자와 경제학자들도 중국 경제 성장률을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경제성장률 8%대 사수를 의미하는 바오바(保八)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7%경제 성장률 사수 즉, ‘바오치(保七)’도 힘겹다는 평가다. 다만 정부의 체면을 지키면서 어떻게 성장률 전망을 낮춰갈 것인지에 관한 고민만 남았다.
리커창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GDP 등 경제지표가 조작된 것임을 인정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 작성 공문에 따르면, 2007년 3월 당시 랴오닝성 서기 리커창은 미국대사와 저녁 식사 도중 중국의 GDP 수치는 조작된 것이므로 믿지 말라고 조언했다. 리커창은 중국경제를 평가할 때 전기소비, 화물운송량, 은행 대출만 고려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수치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제상황과 성장속도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리커창이 생각하는 당시 중국경제 성장률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기밀문서의 분류 번호는 07BEIJING1760이다.
리커창의 말은 중공 간부의 비애를 여실히 보여준다. 무엇 때문에 미국인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말을 자국민에게 할 수 없는 것일까?
경제전문가로서 경제지표의 정확성과 신뢰도의 중요성을 안다면, 정책결정 과정과 국민의 알 권리를 감안할 때 정직해야 함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때문에 리커창은 총리를 맡기 전부터 중국경제의 실상을 철저하게 알려야 한다. 리커창과 미국 대사의 대화에서 드러났듯이 리커창은 조작된 경제지표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제학은 부족한 자원과 조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늘 고민한다.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을 막론하고 모든 실물경제는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워졌다.
국가지도자가 거시적 관점에서 수입과 생산, 화폐, 물가, 취업, 국제 무역에 대한 정책을 결정하는 것도 경제활동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인들과 세계 연구기관은 모두 중국경제 지표의 불투명함과 불확실성을 비난하고 있다. 세상 사람은 물론 중공 간부조차 중공당국이 발표한 국민수입, 정부수입과 지출, 화폐발행, 물가, 취업에 대한 지표를 믿지 않는다. 올바른 경제지표는 정부에 대한 신뢰도와 공신력의 문제이자, 지도자의 양심과 도덕의 문제이기도 하다.
리커창이 말한 전기 소비, 화물 운송량, 은행 대출로 랴오닝성의 GDP 성장을 추산한다고 가정할 때, 이를 해낼 수 있는 정확한 계산 방법이 있다면 경제학계에 길이 남을 공헌이라 할 수 있다.
리커창 내각이 경제성장률 8%를 포기하는 것은 가능한 선택이지만, 7% 대를 지키려는 노력은 불필요한 행동이다.
왜 리커창은 이 문제를 자신 있게 말하지 않고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를 대신해 누명을 쓰려 할까? 후진타오의 정치적 실패, 장쩌민의 탐오와 학살 등, 갖가지 누명을 대신 뒤집어쓰려면 상당한 중압감을 느낄 것이다.
리커창이 전임자가 남긴 짐을 벗어버릴 생각이 있다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리커창이 이전 지도자의 거짓말을 이어간다면 그도 거짓말을 만든 원흉으로 남게 될 것이다. 장래에 역사와 국민의 심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반대로 중국경제의 실상을 폭로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만약 리커창이 중국경제의 실상을 폭로한다고 가정할 때 그가 밝혀야 할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그가 제시했던 방법으로 중국의 실제 GDP를 밝혀야 한다. GDP를 포함해 앞으로 중국의 모든 경제 지표는 정부의 입김을 받지 않는 독립기관에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 화폐 발행량, 협의의 통화량(M1) 및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정도도 밝혀야 한다. 중국 국영은행이 개입한 부동산 대출현황, 국제표준에 따른 부동산부실 대출현황, 중국정부 관료의 재산과 수입 현황, 공산당 고위간부의 국영기업 주식 보유현황, 중국 전역에서 대단위로 진행한 파룬궁탄압 등에 쓰인 국고규모, 해외은행 계좌 개설자 명칭, 중소도시 간부의 개인금고, 공산당재산, 당비수입과 지출, 지니지수, 정부 지령으로 소각한 금융계 내부 문건 내용, 고위층이 장악한 중국 200대 주요 산업현황 등을 공개해야한다.
NTDTV Kore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