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업가를 포함한 중국부유층의 집단 이민소식은 중국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반증으로 자본이 대거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음을 뜻한다
[www.ntdtv.com 2012-12-13]
최근 중국 여 부호 장란(張蘭)이 국적을 변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자이민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장린은 베이징 차우양(朝陽)구의 정치협상위원으로 유명식당 체인 차우장난(?江南)회장이다. 최근 계약서 분쟁에 연루돼 소송하는 과정에서 이중국적 사실이 드러났다. 장란은 9월 17일 중국국적을 포기했다.
관영 CCTV는 ‘2011년 중국 개인 자산 보고’를 인용해 재산이 1억 위안 이상인 중국 기업인의 27%가 이민했고, 47%는 이민을 고려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1000만 위안이상을 투자할 여력이 있는 중국인의 60%가 이미 이민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홍콩 봉황TV 허량량(何亮亮) 부편집장도 부자의 절반은 모두 해외로 도망갔다고 논평했다.
저장성 기업 완스리(萬事利)그룹의 리졘화(李建華)회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저장성 통계에 따르면, 자본금 1000만 위안 이상 기업주의 24%가 이민 절차를 마쳤고, 수속을 밟고 있는 사람도 32%나 된다.”고 밝혔다.
CCTV는 부호들이 이민을 선택한 원인으로 자녀 교육, 재산 안전 보장, 노후 대비를 꼽았다. 이들은 대부분 가족을 해외로 보낸 뒤 중국에 남아 사업을 계속 이어가면서 돈을 벌고 있다. 해외에서 영리활동을 하기 힘든 탓이다.
고위 관료와 공산당 간부도 이민대열에 동참했다. 전 상하이 서기 천량위(陳良宇)가 수뢰 혐의로 체포됐을 때 확인된 국적만 13개였다. 그는 언제든지 해외로 도피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해방군 총참모부 정부부장을 역임한 지성더(姬勝德)는 중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밀수왕’ 라이창싱(賴昌星) 전 위안화(遠華)그룹 회장 사건에 연루됐다. 그는 위장 이혼 후 아내를 미국으로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도 중국국적 대신 해외 국적을 취득하고 해외에서는 남편의 성을 따라 이름을 보구카이라이로 바꿨다. 아들 보과과는 영국과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재벌 2세에 필적하는 호화생활로 중국 인터넷을 연일 들끓게 했다.
홍콩 시사지 ‘동향’은 지난 5월 보도에서, 중앙위원의 90%, 중앙후보위원의 85%, 중앙기율위원의 88%가 가족을 해외로 이민 보낸 상태라고 밝혔다. 동향은 미국 정부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장관급 이상 관료 2세 75%가 미국 영주권 혹은 국적을 가지고 있고, 3세대가 미국 국적을 가진 비율은 91% 이상이라고 전했다.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등을 지낸 원로 간부 우관정(吳官正) 의 손자, 전국 정협 주석 자칭린(賈慶林)의 외손녀 리쯔단(李紫丹), 외교부장 양제츠(楊潔?)의 딸 양자러(楊家樂), 보시라이 아들 보과과, 국가개발은행 행장 천위안(陳元)의 딸 천샤우단(陳曉丹) 등도 모두 미국에서 공부하거나 정착했다. 쩡칭훙의 아들 쩡웨이(曾偉)는 호주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
또 덩샤오핑의 아들 덩쯔팡(鄧質方)과 손자 덩샤오디(鄧小弟), 류소우치 딸 류팅팅(劉??)과 장쩌민의 손자 장즈청(江志成), 천윈(陳雲) 아들 천위안(陳元), 류화칭의 딸 류차오잉(劉朝英) 등이 미국 국적을 취득했고. 쑹런치웅(宋任窮)의 딸 쑹빈빈(宋彬斌)과 장만니엔(張萬年)의 아들 장졘궈도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고위층 일가의 이민은 가족 전체가 이민한 경우를 벌거벗은 관료라는 뜻의 뤄관(裸官)이라고 하고, 가족일부만 이민한 경우를 반뤄관이라고 한다.
부패 혐의로 처벌받은 후창칭(胡長淸) 전 장시성 부성장 일가는 가명으로 만든 신분증으로 여권을 만들어 출국했다. 주간지 ‘신민주간’에 따르면 2000년 후창칭은 해외로 나간 아들에게 “언젠가 중국이 안 될 때가 올 것인데, 국적이 2개라면 살길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호주 현지 언론을 인용, 쩡칭훙 전 부주석의 아들 쩡웨이가 3,240만 호주 달러를 들여 시드니 호화주택을 사들였지만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도 1면 기사로 보시라이 부부의 60억 달러 해외 반출을 보도했다.
재미 시사평론가 스짱산(石藏山)은 자산 해외 반출로 중국이 점차 공동화 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확한 예측 규모를 파악할 수 없지만, 현재 드러난 액수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지난 10월 외환 반출 액은 368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도이체 벨레(Deutsche Welle)는 10월 26일 보도에서 전 세계 불법 자금을 추적하는 미국의 연구기관의 보고를 인용, 2000년부터 2011년 사이에 중국에서 해외로 불법 유출된 자금이 3조 7,9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사실을 포함해 중국의 경제 지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가를 포함한 중국 부유층이 중국을 벗어나려 한다는 소식은 경제계를 뒤숭숭하게 하고 있다. 이는 곧 중국 경제 전망이 그만큼 어둡다는 반증으로, 자본이 앞으로도 대거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음을 뜻한다.
중남재정경제정법대학 차오신성(喬新生)주임교수는 최근 ‘경제보도’와 인터뷰에서, 부자 이민은 재산을 가져갈 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재가 빠져 나감으로써 사회위기와 금융문제가 이어질 수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자산을 해외로 옮기는 것은 중국시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며, 사유재산이 보장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CTV 경제평론가 뉘다오(牛刀)는 2013년 중국 경제가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이라면서 부동산 버블 붕괴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경제평론가 예탄(葉檀) 교수도 2013년부터 2014년 사이에 중국의 중소기업이 대규모로 도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원자바오 총리가 경제성장 전망치를 7.5%로 낮춰 잡은데 이어, 신임총리로 내정된 리커창 부총리는 7%로 하향 조정했다.
NTDTV Kore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