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탈북 권유’ 발언에 中 네티즌 ‘반색’

2012년 2월 한국 활동가들이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공의 탈북자 송환에 항의했다.​ (JUNG YEON-JE/AFP/Getty Images) 

 

“자유·민주·인권을 향한 희망과 희열 느꼈다”

중국 전문가, 중화권 신문 기고문에서 주장 


박근혜 대통령의 ‘탈북 권유’ 발언과 관련 “제2의 베를린 장벽 붕괴가 기대된다”는 반응이 중국 온라인에서 나왔다고 중국 평론가가 밝혔습니다.

 

중국 평론가 가오톈윈(高天韻)은 최근 중화권 유력지 대기원(大紀元​) 기고문에서 “남북한의 입장 대립은 북한영화 ‘금희와 은희의 운명’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1일 박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축사에서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는 여러분도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권리”라면서 “북한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입니다.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연설했습니다.

 

이에 김정은은 북한 주민의 이탈을 엄중하게 방비하며 여론을 이용해 반격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고, 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박근혜 정권은 수천만 한국 주민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해마다 한국을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그치지 않는다”고 응수했습니다.

 

‘금희와 은희의 운명’은 1974년 제작된 북한 영화. 자매인 두 사람은 어렸을 때 헤어져 각각 북한과 한국의 가정에 입양됩니다. 언니 금희는 북에서 무용가로 자라 행복하고 즐겁게 살지만, 동생 은희는 한국의 술집에서 노예처럼 일하며 비참하게 살아갑니다. 결말부분에서 은희의 비참한 삶을 알게 된 금희는 ‘위대한 수령님의 훌륭한 딸’이 되겠다고 결심하면서 영화는 끝납니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오톈윈은 “어린 시절 중국에서 이 영화를 봤다”면서 “당시 불쌍한 은희의 운명에 극장 내 모든 관객이 눈물을 흘렸다”면서 “그러나 훗날 북한과 한국의 실상이 알려지면서 영화는 웃음거리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가오톈윈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외침은 한반도를 울렸을 뿐만 아니라 중국 온라인에서도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면서 네티즌 반응을 소개했습니다.  “중국에도 문을 열어 줄 것이지…”(광저우) “북한에만 들려준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들려준 것 같다. 희망과 행복감이 느껴졌다”(선전) “베를린 장벽이 넘어지려 한다. 참 잘된 일”(중산)

 

그에 따르면 38선을 넘어 탈북한 북한 병사, 한국 망명 의사를 밝힌 국제기구 주재 북한 외교관 등 탈북자들의 행렬이 줄 잇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중국인들 사이에, 같은 공산주의 체제 구성원으로서 자유·민주·인권을 갈구하는 탈북자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난 2014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세계 젊은 지도자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참혹한 실상과 인권유린 사태를 전 세계에 고발한 탈북 여대생 박연미씨의 사연도 중국 네티즌에게 큰 울림을 줬다고 가오톈윈은 전했습니다.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동독·서독인들만이 아니라 자유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이 장벽 붕괴를 바랐다. 이들은 이제 또 다른 베를린 장벽을 기초부터 흔들고 있다. 피눈물이 서린 탈북자들의 사연은 김정은의 선전공세를 무너뜨리고 있다. 진정 벼랑 끝에 몰린 자가 누구인지 되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