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강 중·하류 대홍수, 싼샤댐 `있으나 마나`

长江中下游洪涝 三峡大坝再受质疑​


 

지난 한 주간 중국 중남부에 쏟아진 폭우로 양쯔강(長江) 중하류에 물이 불어나면서 발생한 수재로 186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실종됐습니다.

 

남부지역 홍수가 여전한 데다 9일 오후에는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호 태풍 네파탁이 중국 남부 푸젠성에 상륙하면서 많은 도시와 사람들이 홍수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양쯔강 하류 화둥(華東) 지역 6개 성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기상전문가는 예측했습니다.

 

양쯔강 상류의 수량 증가는 곧 싼샤(三峽) 댐으로 유입되는 수량 증가를 의미합니다. 일각에서는 싼샤 댐이 이러한 상황에 대처가 되어 있는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양쯔강 중·하류 지역은 6월 30일부터 며칠간 잇따른 폭우와 이로 인한 홍수로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중국 11개 성시에서 130만 명이 대피하고 3100만 명이 피해를 입었으며 4만 채 넘는 건물이 무너져 직접적인 재산 피해만 총 38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이번 수해로 가장 피해가 큰 도시 중 하나는 양쯔강 중류 지역의 허베이(河北) 우한(武漢)입니다.

 

우한에는 7월 6일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양쯔강 범람으로 인한 홍수와 폭우의 협공에 도심 도로에는 세찬 물결이 형성돼 극심한 교통체증을 일으켰습니다. 일부 도로는 완전히 침몰돼 물고기가 헤엄치는 광경이 빚어졌으며 지하철에는 폭포가 생겨났습니다. 많은 시민이 집에 갇혔고 교통은 마비는 심각했습니다.

 

현지 기상 당국에 따르면 6월 30일 저녁 8시부터 7월 6일 오전 10시까지, 우한 강우량은 총 560.5mm로 우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최고 강우량을 갱신했습니다.

 

양쯔강 주변 도시에서는 “문을 열면 바다가 보인다”, “길에 나서면 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수재민들은 “비가 오기만 하면 홍수가 발생한다”면서 현지 정부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매년 수해방지 대책을 발표하지만 효과가 하나도 없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인재(人災)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도시에 빗물을 제때에 배출하는 배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물이 고여 발생하는 사태라는 설명입니다.

 

[판샤오(範曉) 쓰촨 지광국 지질조사원]

“최근 10년~20년의 도시 건설사업은 빗물배출, 홍수 방지대책 부분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 예를 들어 도시 계획 단계에서 하수도, 빗물배출에 대해 철저하게 검토해야 하지만, 많은 지자체에서 이러한 기초적인 사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양중광(楊重光) 중국사회과학원 도시발전환경연구센터 부주임]

“기초 시설 건설과 홍수 방지 대책에 문제가 있다. 어떤 도시는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기초 시설이 따라가지 못한다. 주민도 많아지고 건물도 높아지고 하수량도 많다. 원래 하수 구멍이 매우 작은 데 오수와 빗물 하수를 합쳐 놓았다.”

 

확장 일변도의 도시 개발정책도 문제입니다. 자연스러운 물 배출로를 막고, 삼림을 남벌해 토지의 빗물 저장 기능을 약화시킨 데다 하천을 지나치게 개발해 수재를 키웠습니다.

 

[판샤오]

“현재 너무 많은 수력 발전소가 지어지고 있고 댐이 너무 많다. 홍수를 방지한다고는 하지만 불어난 물을 저수지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막아놓다가 다시 방류하는 식이다. 큰 홍수가 발생할 경우 오히려 홍수와 저수지에서 방출된 물이 더해져 강 하류의 수재를 더 키울 위험성이 있다.”

 

미국의소리(VOA)는 7일 “이번 홍수로 싼샤 댐 건설사업에 또 한 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싼샤 댐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리사업으로 기획단계에서부터 논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생태환경을 교란할 것이라는 지적과 함께 비리가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습니다.

 

허웨이팡(賀衛方) 베이징 대학 법학과 교수는 “당시 건설 측은 싼샤 댐을 건설하면 하류 수량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반대가 됐다. 하류에 물이 적을 때 댐에 물을 저장해야 하고, 하류에 수재가 발생할 때 싼샤 댐은 오히려 물을 방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수리전문가 황완리(黃萬裏)은 “싼샤 댐은 양쯔강 하류 제방을 무너뜨리고 수상운송을 방해하며 주민 이주, 생태계 악화 같은 12가지 재난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 전문가는 싼샤 댐 건설기획 당시 중국 최고지도자였던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서한에서 싼샤 댐은 건설하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으나, 장쩌민은 이후 건설사업을 승인했습니다.

 

싼샤 댐이 완공되면 ‘양쯔강 중하류의 홍수 문제를 영원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건설사업 초기 주된 선전내용이었습니다. “싼샤 댐이 완공되는 날이 양쯔강이 홍수와 이별하는 날”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양쯔강 하류에는 홍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하늘을 이긴다”는 공산당의 주장이 다시 한 번 부정당하는 것 같습니다.

 

편집: 황첸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