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여가수, 한국 정보기관 정보원 노릇”

 

 

중공 군 출신 여가수 탕찬(唐燦·41·사진 가운데)이 중공 고위층 정보를 한국에 빼돌리는 간첩 활동을 해왔다는 해외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다시 논란이 됐다.

 

탕찬은 지난 2014년 간첩죄로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것으로 홍콩언론에 보도됐으며 지난해 사형이 집행됐다는 소문이 잠시 돌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탕찬이 한국 간첩이었다는 주장은 2014년 홍콩에서 출간된 ‘탕찬, 큰 호랑이 폭로를 끌어내다(湯燦引爆大老虎·국내 미출간)’에서 처음 제기됐으나 최근 갑작스럽게 재조망됐다. 도청기가 내장된 다이아몬드 목걸이 걸고 중공 고위층을 만나고 다니며 정보를 캐냈다는 것이다.

 

탕찬이라는 이름이 한국에서 처음 거론된 것은 드라마 ‘대장금’의 중국어 주제가를 부른 여가수로 알려진 지난 2005년이었다. 그러다가 2013년 구쥔산(谷俊山), 저우융캉(周永康) 등 중공 고위층 중공 고위층 수십 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공공의 정부(情婦)’로 불린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장한 “한국 정보기관의 간첩으로 암약했다”는 내용은 그동안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르면 탕찬은 2007년 미용성형을 위해 비밀리에 한국을 방문했다가, 중공 고위층 다수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던 그녀에게 오래전부터 주목해온 국내 정보기관의 포섭공작에 걸려들었다.

 

탕찬은 당시 베이징 소재 주중한국문화관의 한 전직 참사관 부인과 돈독한 친분관계였는데, 이 부인이 탕찬에게 ‘개인 신원을 보장해주는 서울의 고급 성형외과’를 소개했고 미리 이곳 직원으로 위장하고 있던 정보요원이 탕찬에게 친밀하게 접근해 비밀스러운 사생활 등 모든 정보를 파악한 뒤 이를 이용해 간첩 노릇을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후 국내 정보기관에서는 J라는 인물을 의도적으로 엘리베이터와 비행기 등 여러 곳에서 탕찬과 ‘우연히’ 만나도록 했고, J는 탕찬이 베이징으로 돌아간 후에도 계속 친분을 유지하다가 사이가 가까워지자 신분을 밝히며 간첩 활동을 요구했다.

 

J는 탕찬에게 간첩 활동을 위해 다이아몬드 목걸이 제공했다. 이 목걸이에는 미국에서 특수제작한 고성능 도청기가 내장돼 10m 이내 음성을 녹음할 수 있었는데, 잡음을 자동으로 여과하고 음성별로 따로 분리·저장할 수 있어 여러 명이 동시에 말해도 전부 식별 가능했다.

 

탕찬은 가는 곳마다 이 목걸이를 착용했고, 국내 정보기관에서는 그녀가 접촉하는 모든 중공 고위층의 말소리를 도청했다.

 

‘공공의 정부’ 탕찬은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리둥성 전 공안부 부부장, 구쥔산 전 총후근부 부부장, 쉬차이허우 전 군사위 부주석 등과 모두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었으며, 그중 저우융캉은 국가 최고 기밀을 탕찬에게 누설했다는 소문도 있다. 저우융캉은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국가기밀 고의누설죄로 지난해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또한 탕찬은 저우융캉의 도움으로 중국 지도부 집단거주지인 중난하이(中南海)를 드나들었으며 이를 이용해 군사와 경제정보를 수집했으며 중난하이 내부 고위층의 주소와 시설 배치도를 그려 외국 정부에 제공하려 한 혐의도 있다.

 

이 책에서는 “한국 정보기관에서는 탕찬을 통해 입수한 정보 분석에 큰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대량의 중요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다. 중공 중앙당 내부 정보와 군 인사분쟁, 고위층 건강 상황 등이었다”고 주장했다.

 

책에서는 탕찬의 간첩 활동이 발각된 경위도 소개했다.

 

중공 공직자 사정·감사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에서 쉬차이허우 전 군사위 부주석의 부패혐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부인 탕찬을 도청했는데, 그녀가 1년 가까이 특정 한국인 한 명에게 전화를 건다는 것을 발견해 이를 중공군 총참모부 2부와 국안(國安·중국 중앙 정보기관)에서 제보했고, 두 기관에서 이 한국인을 추적한 끝에 한국 정보원임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소식은 중국 지도부에 즉각 보고돼 큰 충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탕찬이 미국과 대만에도 중공 고위층 정보를 넘겼다는 주장도 있다. 탕찬이 미국에 머무는 기간에 미국 정보기관에 포섭돼 간첩 교육을 받았다는 것이다. 대만의 경우 인민군 출신으로 대만 군 관계자들과 자주 만난 전샤오장(鎮小江) 사건과 관련해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탕찬은 2011년 11월 모습이 사라진 후 지금까지 중화권 언론에서 심심찮게 이슈가 됐다. 15년형을 받았다는 보도 역시 중국으로부터 공식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그녀가 저우융캉 사건에 연루됐으며 장쩌민파 고위관료 4명의 정부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리수(鍾離述) 기자,

 

NTD 코리아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