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상 여전, 철도공사 직원들 표 빼돌려…창구는 매진
검증과정 복잡한 온라인 예매, 농민들에겐 되레 장애물
중국에서 춘제(春節·설날) 특별운송이 2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쉽지 않은 귀성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여객운수부(客运部)에 따르면, 오는 3월 3일까지 총 40일의 춘제 특별운송 기간에 총 29억1천만 명의 인구가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귀성 수단별로는 도로를 이용한 이동이 28억8천만 명, 철도 이용객이 3억3천만 명, 항공기를 이용한 이동이 5천4백 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저렴해 서민들이 선호하는 귀성 수단인 철도는 올해도 표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최근 중국의 건설업이 불경기에 빠지면서 농민공(农民工·농촌출신 도시노동자)들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하지만, 춘제 특별운송이 시작된 첫날인 24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된 기차표 예매는 개시 직수부터 표 기근으로 허덕이더니 이내 매진 사태가 빚어졌다.
중국 현지언론에서는 “올해는 기차표 예매창구와 자동판매기 앞에서 암표상이 활개 치는 모습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보도했으나 구매에 나선 서민들의 이야기는 이와 사뭇 달랐다.
허베이성 주민 왕(王)모씨는 “특별운송 시작일이었던 24일 아침 8시에 매표소를 찾았지만 이미 모든 표가 매진돼 겨우 좌석표 한 장 구했다”며 “창구에는 표가 없었지만 암표상들은 표를 팔았다. 철도회사 직원들과 짜고서 표를 빼돌린 게 틀림없다. 지난해와 마찬가지 상황이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중신망(中新网)에 따르면 이번 춘제 특별운송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 이상으로 일단 기차에 탑승 후 연장구간 표를 추가로 구매하는 부퍄오(补票)분까지 포함하면 최대 20%(5천만 명)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서민의 귀성운송을 담당해야 할 온라인 철도 예매시스템은 복잡한 설치과정과 보안검증 절차로 컴퓨터 사용에 익숙지 않은 중국 서민층에게 편리함은커녕 어려움만 가중하고 있다.
사회연구기관인 선전(深圳)시 당대사회관찰연구소 류카이밍(刘开明) 소장은 “현재 온라인 기차표 예매시스템은 검증과정이 너무 복잡해, 농민궁들이 설치하는 데 어려움이 커 해결이 시급하다. 그러나 예매 시스템이 독점구조로 돼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차표를 구하지 못한 농민공들은 사상 최강의 한파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를 이용하거나 심지어 도보로 귀성길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춘제 특별운송 여객 수 예상 수치에서 도로를 이용한 이동 28억8천만 명에는 이런 수치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NTD 코리아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