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 선전시 인공토산 산사태 현장 (인터넷 사진)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에서 일어난 인공토산 산사태로 벌어진 인명피해 참극에 대해 시진핑과 리커창 총리를 경악케 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 40분경 선전시 광밍신구(光明新區) 펑황사구(鳳凰社區) 헝타이위(恒泰裕)산업단지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근 건물 33개 동이 매몰되고 천연가스관이 폭발했다.
22일 중공 당국은 1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81명이 실종됐으며 9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 목격자에 따르면 매몰된 건물 안에 수백 명 이상이 갇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영언론은 사건을 보고받은 시진핑과 리커창이 사건에 대해 비판하고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으며, 한 소식통은 선전 산사태로 중공 중앙당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책임자 문책론도 제기된다. 우선 거론되는 인물은 선전시 前서기였던 왕룽(王榮) 광둥성 전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다.
이번 산사태가 일어난 곳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높이 100m 규모의 토산이다. 선전시는 2013년 이곳에 있던 채석장이 문을 닫자 산업단지 개발로 발생한 토사와 건축 폐기물을 버리도록 했다. 왕룽 前서기 재임당시 내려진 지시였다.
마싱루이(馬興瑞) 현임 서기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내용도 거론되고 있다. 마싱루이 서기는 지난 3월 26일 취임했으며, 왕룽은 앞서 2월 광둥성 정협 주석으로 승진했다.
한편, 이번 산사태는 중공 권력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왕룽은 장쩌민(江澤民) 중공 前총서기의 처조카로, 선전시 서기로 5년간 재직하며 선전시에서 권력과 이익 기반을 다져왔다. 그러나 올해 광둥성 정협 주석으로 승진발령나면서 이러한 기반을 잃게 됐다.
일각에서는 왕룽의 승진이 실제로는 승진이 아니라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호이산’(調虎離山·호랑이를 유인하여 산을 떠나게 만듦)책에 당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홍콩잡지 쟁명(爭鳴)은 지난 3월호에서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가 왕룽의 주석 승진과 관련해, 중앙정치국에서 왕룽이 과거 장쑤(江蘇)성 공직생활 당시 사조직에 참여하고 이권사업에 개입했으며 사생활도 깨끗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전 산사태로 왕룽이 과거 비리혐의까지 함께 조사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NTD 코리아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