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당국이 장쩌민 전 총서기의 여동생에 대한 기율위반 혐의조사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제기됐다.
19일 중화권 유력지 대기원(大纪元)은 중국 신경보(新京報)가 자사의 웨이보 공식계정 정스얼(政事儿)에 ‘장쩌후이의 10가지 직함’이라는 글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장쩌후이(江澤慧)는 장쩌민의 여동생이다.
두 사람은 원래 사촌지간이었으나, 친일파의 아들이었던 장쩌민이 출세를 위해 숙부인 독립열사 장상칭(江上靑)의 양아들로 입적하면서 장쩌후이 역시 사촌동생에서 여동생으로 됐다.
이에 따르면 정스얼은 16일 중국녹색시보에서 기사를 인용해 “베이징에서 열린 ‘2019 베이징 세계원예박람회’(이하 원예박람회) 관련 회의에 참석한 장쩌후이의 직함에는 정협 인구자원환경위원회 부주임, 중국 화훼협회 회장, 원예박람회 조직위 부주임 겸 집행위 주임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스얼의 글은 게재 시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장쩌후이의 직함에 소개된 기관이 모두 중공 국가임업국 산하 단체인데, 국가임업국은 지난달 말부터 중공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 제3차 중앙순시조 로부터 부패여부를 조사받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스얼의 글은 현재 중기위가 조사 중인 국가임업국의 주요 요직을 장쩌후이가 한꺼번에 겸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중국 SNS에 흘리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중국 시진핑 당국이 영향력이 큰 인물에 대한 반부패 작업에 착수하기 전, 해당 인물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떠보는 전형적인 언론 플레이 수법이기도 하다.
중국녹색시보는 국가임업국에서 주관하는 잡지로 인지도나 독자수에서 크게 떨어진다. 신경보는 상대적으로 책임추궁에서 부담이 적은 웨이보 공식계정을 통해 중국 네티즌이 못보고 지나칠 수밖에 없는 기사의 한 대목을 살짝 짚어주며 여론의 반응을 떠본 것이다. ‘장쩌후이의 10가지 직함’이라는 제목도 은근히 의도적이다.
장쩌후이는 화훼협회 회장직을 16년간 독점했으며, 다른 직함도 최소 7년이상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1939년생 장쩌후이는 안후이(安徽)농학원 임업과를 졸업하고 동 농학원에서 교원으로 근무했는데, 오빠 장쩌민이 1989년 최고권자에 오른 후 서서히 승진하기 시작해 1993년 농학원 원장 겸 안후이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주임으로 발탁됐다. 직급상으로 한국의 도의회 위원장 정도지만 권한은 더 크다.
장쩌후이는 1996년 중공 국가임업국(당시 임업부)에 편입됐고, 1998년 정협 인구자원환경위원회 부주임을 거쳐 중국 화훼협회 회장, 중국 임학회 명예이사장, 중국 생태문화협회 회장, 중국 죽산품협회 회장, 국가임업국 과학기술위원회 상무부주임 등을 겸직하며 중국의 임업분야를 총괄하는 위치에 올랐다.
지금까지 중기위의 중앙순시조 조사대상이 된 기관에서 부패관료가 무더기로 낙마한 사례를 볼 때, 국가임업국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 확실시 된다. 게다가 국가임업국의 주요이권사업 분야에서 장기 집권한 장쩌후이는 더욱 무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로인해 중국 안팎에서는 이번 국가입엄국에 대한 조사가 장쩌후이와 그 뒤에 있는 장쩌민까지 사정권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NTD 코리아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