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군부 개혁에 곧 착수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공군 고위층 내부 반발 움직임이 포착됐다.
현임 중앙군사위 부주석 판창룽(范長龍)이 개인명의로 시 주석과 중앙군사위에 군 개혁을 두 달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중화권 언론 보원(博聞)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 서한에서 판 부주석은 군 개혁 명분과 개혁방안에 대해서 동의했으나, 군 개혁의 범위가 넓고 강도가 높아 군 고위층에서 저항과 의혹이 나올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특히 주요 군기관 말단급 장교들이 오히려 새로운 부정부패 세력으로 돌아설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 권력 핵심부인 중난하이(中南海)의 한 소식통은 판 부주석의 이번 서한이 항명이자 군 개혁을 미루기 위한 시간 끌기라는 지적이 중난하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9월 베이징 열병식에서 군 30만 명 감축을 골자로 하는 정예화·현대화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7대(大)군구가 5대군구로 통폐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중공군은 지역에 따라 베이징·선양·지난·난징·광저우·청두·란저우군구의 7대군구로 나뉜다. 대군구는 과거 군벌처럼 군이 사유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각각 사령원(사령관)과 정치위원을 두고 지역별로 상이한 전략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정식명칭은 인민해방군이지만 중국 법률에 따라 국가가 아닌 공산당 소속 군대이기 때문에 중공군이라고 부름이 타당하다. 지배구조를 봐도 공산당 중앙군사위의 총괄을 받는다. 시진핑이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직하며, 휘하 2명의 부주석에 각각 판창룽 (육군) 상장과 쉬치량 공군상장이 재직 중이다. 시진핑의 군사위 주석직이 국가주석으로 상징성이 크다면, 군 출신 인사가 임명된 부주석이 실세다.
보원은 판 부주석이 지난 3년간 쉬차이허우, 궈보슝 등 숙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시진핑의 인정을 받아왔으나 이번 서한을 통해 단단히 시진핑 눈 밖에 나게 됐다고 전했다.
한 중공군 내부 인사는 “시 주석이 이번 편지를 받고 격분했으나 바로 칼을 뽑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판 부주석은 (이번 서한으로) 숙청대상이자 스스로 하찮은 인물로 내려앉은 꼴이 됐다”고 말했다.
개혁에 대한 중공군 내부 반발을 보여주는 신호는 지난달에도 흘러나온 바 있다. 지난달 27일 군 관련 언론에서는 “군 개혁으로 군 사기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논평으로 군 개혁에 대한 거부감을 시사했다.
NTD 코리아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