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CTV, 마잉주 연설 직전 생중계 끊겨 논란

중국-타이완 정상회담을 중계하던 중국 중앙텔레비전 방송국(CCTV) 생중계 화면이 마잉주 총통(사진) 연설 직전 갑자기 끊겨 공정성 논란을 일으켰다. (인터넷 사진)

– 시진핑, “철저 대비” 지시에도 방송사고

– 네티즌 “사고 아닌 고의, CCTV 역겹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타이완 총통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생중계하던 CCTV 방송화면이 시 주석의 발언 이후 마 총통의 발언 차례가 되자 갑자기 끊겨 논란이 일었다.

 

7일 오후 3시(현지시각) 시 주석과 마 총통이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지도자는 약 70초간 악수를 한 후 각자 모두발언을 했다. 그러나 먼저 발언을 마친 시 주석에 이어 마 총통이 발언 하려 하자 이를 생중계하던 CCTV는 화면이 갑자기 끊겨 결국 마잉주의 모두발언을 중국에서는 시청할 수 없었다.

 

사건 직후 중국 온라인에서는 CCTV에 대해 혐오스럽기까지 하다는 격렬한 반응이 일었다. 진실을 알려면 중공의 차단막을 넘는 방법밖에 없다는 내용도 제기됐다. 중공 당국은 인터넷 차단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으나 중국 네티즌은 각종 우회·돌파방법으로 해외 소식을 접하고 있다.

 

한 외신은 시진핑이 정상회담 전 자신의 싱가포르 국립대학 연설을 CCTV가 중계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소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으며 즉각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사무기관) 주임을 통해 류윈산(劉雲山) 중앙서기처 서기에게 마 총통과의 정상회담 생중계를 책임지고 완수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류윈산은 중공 선전분야 총 책임자로 중국의 모든 언론은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7일 CCTV의 중국-타이완 정상회담 생중계는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시 주석이 모두발언을 마치고 마 총통이 발언하려 하자 CCTV 화면은 잠시 끊겼다가 해설자의 모습을 비쳤다. 배경의 작은 화면으로만 마 총통이 원고를 읽는 장면이 나왔으며 음성이 들리지 않아 어떤 말을 했는지 CCTV만 봐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

 

CCTV 화면만 봐서는 마치 공교롭게도 방송사고가 난 것처럼 연출됐지만, 이번 정상회담의 중대성과 시 주석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방송사고가 난 것은 우연으로 보기 힘들다.

 

중화권 언론에서도 즉각 이번 사태에 대해 비판했다. 한 논설에서는 “이처럼 역사적인 사건을 보도하면서 양쪽에 대해 공정 보도하는 것은 언론사로서 당연한 책무인데 CCTV가 인위적으로 마잉주 총통의 연설만 제거한 것은 득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자신감 부족과 한계를 드러낸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온라인에서도 비난 여론이 일었다. 네티즌은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고 귀가 있어도 들을 수 없으며 눈이 있어도 볼 수 없고 다리가 있어도 걸을 수 없다”, “CCTV는 공산당 인간의 도적 떼 본성을 가장 잘 표현한다. 이곳저곳 염탐하며 틈탈 기회만 노린다. 중국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마잉주가 무슨 말을 했는지 중국인이 모르리라고 생각하나. 차단벽을 돌파해 진실을 알아야겠다는 마음만 더 강하게 했을 뿐”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한 “CCTV에서 마잉주의 연설마저 중계하지 않는데 이게 무슨 역사적인 회담인가”, “형제의 만남이라고? 완전히 불공평하다”, “CCTV는 정말이지 역겨운 존재다”, “마잉주의 연설 차례가 되자 사회자가 해설을 시작했다. 마잉주와 시청자에 대한 존중이 결여됐다”는 댓글도 달렸다.

 

NTD뉴스 탕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