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공 18기 5중전회 전 열린 중기위 제52차 상무위 회의에서 왕치산 중기위 서기가 ‘정치문책’을 언급하면서 중공이 부패타락으로 멸망의 변두리에 이르렀음을 시인했다. 동시에 뜻밖에도 자신이 부임한 3년 동안 장쩌민 등 당내 고위층이 가한 ‘압력’의 내용을 공개해 시선을 끌었다. (Feng Li/Getty Images)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공 18기 5중전회 개막 전 열린 중기위 제52차 상무위 회의에서 왕치산 중기위 서기가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표하면서, 중공이 부패타락으로 이미 멸망의 변두리에 이르렀음을 시인했다. 동시에 뜻밖에도 그가 부임한 3년동안 장쩌민 등 당내 고위층이 자신에게 가해온 ‘압력’의 내용도 공개해 시선을 끌었다.
이와 관련 한 평론은 왕치산이 5중전회 전에 민감한 내용이 담긴 편지를 공개한 것은 당내 반부패를 가로막는 원흉이 누구인지 공개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는 왕치산이 철저한 대책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쟁명(爭鳴) 잡지 최근호에 따르면, 왕치산은 이번 중기위 상무위 회의에서 2012년 12월 부임 후 각계각층, 여러 지방기관에서 보낸 편지 7백여 통을 받았는데, 그중에는 격려와 지지, 건의하는 내용도 있었으나 위협하는 내용도 있었다고 공개하면서 “당내 지도자 동지들이 보내온 편지에서 밝힌 의견은 한때 나를 곤혹스럽게 했고 이해하기 어려웠으며 받아들이기는 더욱 어려웠다”고 했다.
이 보도에서는 왕치산이 지적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편지는 주로 장쩌민, 쩡칭훙, 리창춘 등이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장쩌민은 쩡칭훙, 리창춘 등을 통해 전달한 편지에서 반부패를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편지에서는 왕치산에게 올해의 객관적 환경과 내외 형세를 고려하라면서 올해의 몇몇 정책은 중앙정치국에서 토론하고 통과시킨 것임에 주의해야 할 것이며, 그리고 어떤 문제와 사건은 “당시에는 정상적이고 허용된 것”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편지에서는 왕치산더러 민심, 대중의 인기와 칭송에 영향받지 않도록 주의하고, 반부패 확대를 멈추고 ‘국내외 적대 세력’이 반부패를 빌미로 영향을 가하는 것을 방지하라는 등등을 말했다고 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3년 18기 3중전회 전 쩡칭훙, 리창춘, 후이랑위, 류치 등은 왕치산의 집에까지 찾아가서 설득했는데, 반부패가 계속되면 자신들까지 연루될 것 같아 두려웠던 것이다.
보도에서는 또한 왕치산의 경호문제는 고위층에서 극도로 주목하는 중요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왕치산이 외부로 순시를 갈 때면 특급 안전보위대와 방탄·방폭 차량이 배치됐으며, 방탄·방화 내복도 지급됐다. 왕치산이 중기위 서기를 맡은 이래, 살해위협 편지가 4천여 통, 권총·유독물질을 넣은 소포 60여 개가 우송됐다. 현재까지 위협조직 12개를 적발했는데 모두 공직자 및 고위층 2·3세였다.
전초(前哨) 잡지 4월호에 따르면, 쉬차이허우, 저우융캉이 비밀리에 쌍개(당적·공직 박탈) 당하자 리창춘, 쩡칭훙은 극도로 당황했다. 게다가 이들이 입안(사건접수)됐다는 소문도 곳곳에 퍼졌다. 어쩔 수 없게 된 장쩌민은 다급히 왕치산에게 편지를 써서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요구했다.
편지의 주요 내용은 세 가지라고 알려졌다. 첫째, 중기위는 지금 유언비어에 의거하거나 심지어 홍콩의 반동신문이 공개한 소식을 단서로 잡고 반부패를 하고 있다. 둘째, 자유화 세력이 활동하고 있으며, 반부패 운동을 빌미로 전 소련의 ‘글라스노스트(공개주의)’를 본받으려 시도한다. 셋째 일부 노간부의 이미지가 실추되었다. “듣자니 싼샤(三峽)를 조사하는 것은 ‘제일 큰 호랑이’를 찾아내는 것과 같다고 하는데 이는 개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왕치산은 편지 내용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 편지를 중공 중앙서기처에 전달하고 중공 상무위에서 그 요점을 공개했다고 한다.
지난 베이다이허 회의 기간 당 언론은 “사람은 가고 차(茶)는 식었다”는 보도로 ‘장씨 버리기’(去江化)가 정계 대세가 됐음을 시사했고 시진핑·왕치산의 반부패는 ‘부패 총감독’ 장쩌민을 조준했다는 신호를 대외에 내보냈다. 8월 주가폭락 후 당국은 배후 작전세력을 철저히 조사해 중신(中信)증권을 주축으로 한 장쩌민파 금융세력을 서서히 수면 위로 노출시키고 있다. 이번 ‘금융 쿠데타’ 역시 장쩌민의 최후 비장의 카드였다.
남방주말(南方週末)에 따르면, 중앙순시팀 업무지도 소조 판공실 책임자가 9월 29일 농업은행 회의에서 올해 10월에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등 4대 ‘국유은행’에 순시팀을 입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중국 언론은 10월 21일 중기위 중앙순시팀이 10월 말 금융기구 중 가장 핵심적 부서인 중앙은행, 은감회. 증감회 및 보감회의 이른바 ‘1행 3회’에 동시에 입주한다고 보도했다.
왕치산의 이번 전면 출격은 ‘필기공어일역’(畢其功於一役: 전체 일을 한 번에 완수함)할 계획이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장쩌민파 최대 비장 카드인 경제영역을 공격해 들어가는 움직임으로서 틀림없이 장쩌민파 핵심인물을 건드리게 될 것이다. 동시에, 왕치산이 5중전회 직전에 장쩌민 등이 반부패를 교란하기 위해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한 것은 사실상 이미 부패 총 지휘자가 누구누구인지를 공개한 것으로서 어쩌면 왕치산이 이젠 손 쓸 단계가 되었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고 외부 전문가는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