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이 리카싱(87) CHK홀딩스 회장에 대한 비난을 지속하고 있다. 리 회장이 수십달러 규모의 중국내 자산을 철수시킨 데 대한 반응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가 “더 나은 국가를 건설해, 오늘 떠나는 그가 내일 후회하도록 만들자”고 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 공식 위챗(중국판 카톡)은 지난 일요일 리 회장의 자산매각에 따른 여파를 애써 폄하하면서도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부정적 영향이 있음을 시인하는 한편, “세계경제의 12%를 차지하는 중국이 사업가 한 명의 철수로 기초가 흔들리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신문은 “중국이 구조개혁을 지속하고…시장 활성화를 유지하는 한, 리 회장이 떠난다고 투자자들이 오지 않으리라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평했다.
리 회장의 중국시장 철수에 대해 중국 내에선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반대 측은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경제를 리카싱이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찬성 측은 정상적 경영방식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영언론은 초기 강경한 반대였으나 억지로 붙잡으려 하다가는 다른 투자자를 쫒을 수 있다며 다소 누그러진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부호 리카싱 회장은 재작년부터 중국시장 철수를 가시화했으며, 이는 장남 빅터 리(51)에 대한 경영승계와도 맞물리고 있다. 차남 리처드 리(49)와 후계자 경합에서 승기를 굳힌 그는 세계 54개국에 고용인만 20만 명이 훌쩍 넘는 아버지의 왕국을 넘겨받게 됐다.
홍콩에서 자수성가한 리 회장은 1990년대 중국 본토에 거액을 투자하며 덩치를 키웠으며, 베이징과 상하이 고위층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13년 상하이의 상업용 빌딩을 90억 홍콩달러(1조,3656억원)에 매각하면서 중국 내 자산매각을 가속화했다.
반면 유럽시장에서는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 리 회장이 소유했던 허치슨 왐포아(CHK홀딩스로 합병)는 올해 3월 영국 통신사업자인 O2를 92억5천만 파운드(16조8,869억원)에 사들였으며, 지난해에는 스페인 통신사업자 텔레포니카의 아일랜드 지사를 9억8천만 달러에 매입했다.
리 회장에 대한 비난여론은 이달 초 신화(新華)사의 료왕싱크탱크(瞭望智庫)가 ‘리카싱을 도망가지 못하게 하라’는 글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성장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경제를 버리고 떠나는 행위에 대해 격분한 내용이었다.
리카싱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CHK홀딩스의 빅터 리 부회장은 홍콩·중국시장 철수를 비난하는 여론에 대해 “사고 파는 것은 정상적인 경영행위”라고 해명한 바 있다.
리카싱 CHK홀딩스 회장
NTD 코리아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