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싱 CKH홀딩스 회장의 중국철수에 중국언론이 격분했다.
지난주 신화(新華)사가 설립한 국책연구기관인 료왕싱크탱크(瞭望智庫)에서는 ‘리카싱을 도망가지 못하게 하라’는 글을 발표했다.
이 글에서는 격앙된 어조로 “리 회장이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베이징이 특혜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리 회장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전에 떠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리 회장이 “중국에서 자선사업과 빈곤추방에 계속 참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글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며 격렬한 찬반논쟁을 일으키자 당국은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논쟁의 초점이 중국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눈치다.
15일 신경보(新京报)는 “글로벌 경제의 시대”에 이익을 쫓아 움직이는 것은 기업자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리 회장의 중국철수에 지나친 의미부여를 경계하면서 “리카싱이 떠나든 남든 중국 경제지표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민영언론사로 출발한 신경보는 지난해 베이징시 선전부에 인수되면서 칼날이 무뎌졌다는 평을 듣는다. 지금은 사실상 관영언론으로 분류된다. 이를 입증하듯 해당 기사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웹사이트에도 전재됐다.
인민일보 직속 증권시보(证券时报)에서도 14일 비슷한 논리의 기사를 게재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지난 10년간 빠르게 성장해 최고점을 지났으며, 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고 사업구조를 재편해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리 회장의 움직임은 자연스럽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에서는 오히려 리 회장을 막으려는 시도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시장에 진입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겁먹고 떠나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리카싱이 가게 둬라.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리카싱은 올해 1월 자신의 대표적인 기업인 청쿵실업과 허치슨 왐포아 합병안을 발표, 6월 합병을 마무리 짓고 CKH홀딩스를 설립하면서 법인을 영국령 케이맨 제도에 등록했다. 당시 중국시장 철수논란에 대해 CKH홀딩스측은 “정상적인 사업활동”이라며 부인했다.
관영언론에 이같은 노력에도 중국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 중국 네티즌은 댓글에서 “최근 주가폭락과 성장률하락을 보면 리카싱이 옳았다”고 반박했다.
NTD 코리아 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