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정부가 고위관리에 대해 한층 강화된 행위규범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이번 조치의 주된 대상은 장쩌민 계파 인물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지난 8일 한중공 중앙당교(당 고급간부 양성기관) 리쥔루(李君如) 교장은 한 회의 석상에서 “현재 고위관리 행위규범을 제정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규범 적용대상은 성부급(省部级·장차관급) 외에 중앙정치국 위원과 상무위원 등 국가지도자급까지 포함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중국의 현직 성부급 이상 관리는 5,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신경보(新京报)는 공식 웨이보에서 시진핑이 고위관리에게 대한 관리강화를 거듭 천명하면서 고위관리들에게 규정대로 해야한다는 암시를 여러 차례 보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은 정권 공식 출범(2013.3.14) 전부터 고위관리의 특권남용과 사치를 강력히 규제할 것임을 시사했다.
시진핑은 중공 5세대 지도부가 발표된 2012년 11월 18대 당대회 기간 열린 중앙정치국 제1차 단체학습에서 “특권 남용을 절대 불허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같은해 다음달 중국 국무원에서는 지방정부의 예산낭비와 사치를 규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8항규정’을 발표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각종 경축행사를 규제’를 규정한 제3항 세부항목 ‘축전·축하전화 및 기념사·기념비 등 금지’였다. 당시 이런 행사를 가장 즐기던 대표적 인물이 전임 장쩌민이었기 때문이었다.
장쩌민은 8항규정이 발표되고 불과 보름여 만에 4차례 기념사 등을 발표하며 아랑곳 않는 행보를 보였다. ‘퇴임 후에는 조용히 지낸다’는 중공의 불문율에도 어긋나 중공 원로들의 심한 원성을 샀다.
보다못한 중공 8대원로 중 한명인 쑹핑(宋平) 前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2013년 새해 첫날 장쩌민이 머물고 있던 항저우까지 직접 찾아가 “명절 저녁에 좀 쉬라”며 자중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또다른 원로 완리(万里)와 차오스(乔石)는 장쩌민의 ‘비정상적 활동’ 저지를 위한 특별회의 개최를 중앙위원회와 중기위(공직자 사정기구)에 제안했다.
실제로 8항규정이 장쩌민 계파인물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계자 증언도 있었다. 중기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비리혐의로 낙마한 완칭량 당시 광저우 서기가 사적인 자리에 자주 드나들며 8항규정을 위반했음을 확인했었다”며 “완칭량이 사법처리 직전까지도 흥청망청 유흥을 즐겼다”고 덧붙였다.
NTD Korea 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