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中열병식 ‘하지도 않은 항일’을 기념

 


 

베이징 9·3 열병식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열병식에는 세계 각국 주요언론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미국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굵직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현저한 입장차를 보여 왔던 미국의 대형 매체들이 이번 열병식에서만큼은 공통된 시각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한 언론인이 AP통신,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신문과 CNN, 폭스, NBC 등 방송에서 이번 열병식을 전한 뉴스를 분석했습니다. 분석은 보도초점과 키워드 통계, 인용한 전문가 등을 기준으로 이루어졌고, 부정적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국 온라인 뉴스를 통해 살펴본 미국 언론의 주된 관심사는 ‘중공이 항일에 얼마나 공헌했는가에 대한 논란’이었습니다.

 

AP연합은 “중국이 무력을 과시하며 일본의 2차대전 패배를 기념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참가 병력의 종류와 규모 등 자세히 다루고 시진핑 주석의 군 감축안을 소개하는 등 분량의 대부분을 열병식 묘사에 할애했습니다. 또한 “항일 전쟁에서 공산당이 중대한 작용을 했다”는 중국의 한 공산당사(史) 전문가 발언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를 인용하면서 ‘피고석’에 앉히겠다며 집중적으로 비판했습니다.

 

美 해군 참모부의 한 전직 장성은 “공산당은 승리하지 않은 전쟁, 기본적으로 작전에 참여하지 않은 전쟁을 경축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초당파적 정책연구기관인 미국외교협회(CFR)의 일본 전문가 실라 스미스 선임연구원은 “워싱턴 지도부는 이번 열병식이 중일관계를 악화시키고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면서 “긴장과 우려 속에서 주시하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이번 열병식이 중국에서 대규모 반일활동으로 번지지 않도록 물밑에서 상당한 작업을 해놨다”고 설명했습니다.

 

홍콩 민주인사 정위서(鄭宇碩) 전 공민당 비서장은 “내정 측면으로 보면 열병식은 시진핑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 국제적으로 보면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9월 4일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CNN, AP통신 등 미국의 주요언론과 CNN, 폭스, NBC 등 시청률 상위 전국구 방송에서 이번 열병식을 보도한 뉴스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요점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하나는 9·3 열병식이 중공군의 세를 과시하면서 현 지도부의 군·정 장악력과 권위를 보여줬다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서구권 정상들의 대거 불참은 중공이 항일전쟁에서 실제로 활약한 바가 없기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군 감축안은 긍정적이지만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영토분쟁은 계속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신문사 4곳의 기사문에 사용된 어휘를 통계적으로 분석해보면 ‘군사·군대’라는 단어는 80여회, ‘시진핑·시’ 50여회, ‘전시·과시’ 30여회, ‘공산당·공산주의’가 15회 사용됐습니다. 중공 대변인이 강조한 ‘항일’과 ‘반파시스트’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언론과 항상 의견이 엇갈렸던 미국 정부도 이번만큼은 중공에 대해 차가운 반응이었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 마크 토너는 9월 4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국을 포함해 2차 대전 참가국이 치른 희생을 기리고 존경을 표한다”면서 중공에 “일본과 화해”를 호소했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일본은 일찌기 “적대관계를 우호관계로 전환시켰다”며 “오늘날 미일 동맹은 아태지역 안보에 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미 백악관 대변인 조시 어니스트는 브리핑에서 중공의 2차대전 승전 기념식에 대해 어떠한 축하의 말도 없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언론에 배포한 ‘2차대전 아시아 전장 70주년 성명서’에서 2차 대전에 참가한 미군 1,600만 명과 사망자 10만 명에 대해 추모했을 뿐이었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아베 총리와 협력관계, 전후 일본과 동맹관계를 언급하면서 “이런 동반자적 관계는 70년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중공에 대해서는 축하 한 마디 없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성명은 2차 세계대전 기념식을 보도하는 각국 언론에 의해 세계 곳곳에 전해졌습니다.

 

NTD 뉴스 원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