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발렌타인 데이 ‘칠석절’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석날은 중국에서 칠석절로 불리며 중국판 발렌타인 데이로 여겨진다.(사진=인터넷)

 

 

음력 7월 7일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석(七夕)날이다.

 

올해 칠석날이었던 지난 8월 20일 중국 곳곳의 민정국(결혼증명서 발급기관) 혼인등기처에는 결혼증명서를 받으려는 신혼부부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칠석날이 많이 잊혀졌지만, 중국에서는 ‘중국판 발렌타이 데이’로 불리며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우선 신혼부부들에게는 미뤄뒀던 결혼증명서 발급을 신청하는 날로 여겨진다. 또 지자체와 기업체에서 커플 키스대회 열고, 꽃가게·레스토랑·영화관·단기 여행상품에 사람이 몰린다. 온오프라인 쇼핑몰과 보석판매점 매출이 큰 폭으로 뛰고, 최근에는 이벤트 업체들도 칠석절 상품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견우와 직녀 설화에 바탕을 둔 칠석날은 중국 한족의 명절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는 칠석절이라고 하며, 온라인에서는 병음기호 ‘Qixi’로도 표기된다. 오랜 옛날부터 한·중·일과 동아시아 퍼져 비슷한 설화와 명절이 전해지고 있다.

하느님(天帝)의 손녀였던 직녀는 손재주가 좋아 은하수 건너편 마을에서 소를 돌보는 견우과 짝을 맺게 되지만, 둘은 사랑에 빠져 각자 직무를 게을리하다 그 벌로 1년에 한번 칠석날에만 만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칠석절은 농경문화권 여성의 삶에 로맨틱한 분위기를 덧입혔다. 농경문화권에서 여성의 운명은 어려서 집안일을 돕고 자라면 시집을 가 남편과 아이를 돌보는 것이었다. 소녀들은 자신에게도 견우처럼 멋진 인연이 나타나길 바라며, 또 직녀처럼 뛰어난 손재주를 갖게 되길 바랐다.

 

소녀들은 매년 칠석절이 되면 술과 과일을 차려놓고 일곱 개 바늘에 실을 꿰며 직녀에게 재주(技巧)가 좋아지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칠석절을 재주를 달라고 기원한다는 뜻의 걸교절(乞巧節)이라고도 하며 소녀들의 명절이라 하여 소녀절(女兒節)이라고도 한다.

 

그렇다고 칠석절이 꼭 소녀들만의 명절은 아니다. 어머니들은 칠석날 장독대에 정화수를 떠놓고 가족의 무병장수와 집안의 평안을 빌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가족을 위하는 어머니의 마음만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NTD Korea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