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당국이 7월 9일부터 중국내 인권변호사들에 대해 강제연행·구금·웨탄(約談·소환교육) 등 대대적인 탄압작전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연행된 변호사 중 일부는 20여일 가까이 소식이 끊겨 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중공 관영언론들이 일부 변호사에 대해 허위사실을 보도하며 탄압을 부추기고 있어, 보다못한 한 변호사 가족이 법적대응에 나섰습니다.
3일 왕쵸링(王峭嶺)씨는 신화사(新華社),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9개 중공 관영언론이 남편 리허핑(李和平) 변호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베이징 하이덴구(海澱區)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이 소송장을 접수함에 따라 재판여부는 7일 이내에 결정됩니다.
인권감시기구 유권망(維權網)은 왕씨가 이들 언론사가 지면과 인터넷판에 게재한 ‘베이징 펑루이 변호사 사무소 사건추적’(北京鋒銳律所案追蹤)라는 제목의 기사문에서 리허핑 변호사에 대해 묘사한 부분의 삭제를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신화사 등은 지난달 18일 해당기사에서 “리 변호사가 민원인과 결탁해 보상금을 노린 불필요한 소송으로 정상적인 행정을 방해하고 법원을 소란케 했다”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왕씨는 소송장에서는 리허핑 변호사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지금까지 행방불명이며 또 자신을 경찰이라고 주장하는 사복차림의 신원미상자 10여명이 법률문서 제시없이 자택에 침입해 많은 물건을 압수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왕씨는 소송장에서 “원고는 평소 원만하고 온유했던 남편 리허핑 변호사의 무죄를 확고히 믿는다. 리허핑 변호사는 재판을 받거나 유죄선고를 받지 않았다. 피고는 ‘베이징 펑루이 변호사사무소 사건추적’ 기사문에서 리허핑에 대한 근거없는 명예훼손성 내용을 삭제하고, 지정한 언론을 통해 정정보도 및 공개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지난 3일 NTD와 전화통화에서 왕씨는 “말하고 싶은 내용을 소송장에 모두 썼다. 더 이상 취재에 응할 내용이 없다. 관심가져 줘서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왕씨의 대담한 행보에 중국 인권변호사들은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왕씨의 소송장을 읽어본 리허핑의 법적대리인 마롄순(馬連順) 변호사는 응원반걱정반이라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마롄순 변호사/ 리허핑의 법적 대리인] “왕씨가 용감하다고 생각한다. 반항에 가깝지만 부득이한 일이었다. 물론 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찬성하는 방식은 아니다. 하지만 워낙 급하다보니 두려울 틈도 없었을 것이다. 자기방어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장쥔제(張俊傑) 변호사는 인터넷에서 왕씨의 소송장을 본 후 “이런 아내를 둔 허핑 변호사는 큰 위안을 받을 것”이라는 말했고, 다른 변호사들도 왕씨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마롄순 변호사는 리허핑 변호사 강제연행과 관련해, “중공당국은 ‘선체포, 후조사’가 관행이다. 반대여론을 조작해 혐의와 죄목을 만들어낸다. 이는 있지도 않은 ‘가짜사건’을 만들어내는 상투적 수법”이라고 개탄했습니다.
또 NTD와의 전화통화에서 “리 변호사가 지난달 10일에 연행돼 지금까지 행방불명이라 가족들이 무척 조급해하고 있다. 게다가 리 변호사의 남동생 리춘푸도 실종됐다. 정황상 공안국에 끌려간 것 같은데 확인해주지 않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27일 다른 변호사를 공안국에 보냈지만 접견실에 대기시켜놓고 들여보내주지 않아 도처에 전화를 걸어 알아본 게 전부였다. 그날 오후 검찰원에도 가봤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9일 베이징 왕위(王宇) 변호사 연행을 시작으로 이달 4일까지 약 한 달 가까이 약 300명의 중국 인권변호사들이 연행되거나 웨탄처분을 받았으며 이 중 10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중공 당국의 이같은 대규모적인 인권변호사, 인권활동가에 대한 탄압은 중국인권, 국민의 권리에 악형향을 미친다고 마 변호사는 말했습니다.
“탄압이 이어지고, 인권과 변호마저 없는 상황에서 법원·검찰의 공정한 사법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미 연행과정 자체가 심각한 법률위반이다. 계속적인 웨탄 등으로 목소리를 억누르고 의사표현의 자유마저 박탈하고 있다. 연행할 수는 있지만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고, 타인에 대한 평가마저 금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다. 지금으로서는 그들에게 권력과 총이 있기에 당할 수밖에 없다.”
마 변호사는 시급한 일을 처리한 후 리 변호사에 대한 행방을 계속 추적할 예정입니다.
NTD 뉴스 톈징(田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