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전현직 간부들이 참가하는 비공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한정(韓正) 상하이 당 서기(시장급) 거취 문제가 거론될 전망이다.
한정 서기는 2006년 비리혐의로 낙마한 천량위 상하이 당서기의 측근이다. 비리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았지만, 용케 살아남아 후임 서기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한정 서기는 ‘돼지사체사건’, ‘푸시(福喜)식품사건’ 등 거듭된 악재로 궁지에 몰려 있다. 현재로서는 국무원(행정부)행이 유력하다.
‘돼지사체사건’은 2013년 상하이 황푸강(黄浦江)에 1만3천여마리의 돼지사체가 떠내려온 사건이다. 이 사건은 신종 인플루엔자로 돼지들이 떼죽음 당하자 돼지고기 판매상이 버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상하이의 식수원 관리와 방역대책이 허술하다는 비난여론이 들끓었다.
황푸강은 2500만 상하이 시민의 식수원이자 아름다운 풍경으로 이름난 관광지다. 돼지썩는 물로 오염된 황푸강을 접한 상하이 시민들은 분노했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터진 ‘푸시식품사건’은 상하이의 식품업체인 ‘상하이푸시식품’이 유통기간이 지난 부패한 육류를 맥도날드와 KFC에 납품한 사건이다. 2008년 멜라민 분유 이후 가짜 식품과 유독식품에 예민해진 중국이 또한번 발칵 뒤집히게 만들었다.
올해 6월에는 상하이 진산(金山)구 주민 1만여명이 석유화학공장 이전에 반대하며 대규로 시위를 벌여 경찰과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한정 서기가 “부적절한 처리”로 사태를 키워 당에 해를 끼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 역시 한정 서기와 네 차례 전화통화에서 정책실패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심각한 업무태만”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장쩌민파에 속하는 한정 서기의 거취문제는 시진핑 정부의 반(反)부패 개혁 드라이브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장쩌민 전 주석은 퇴임 이후에도 상하이 서기에 자기계파 인물을 앉혀 상하이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해왔다. 상하이는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시절부터 중앙정부와 엇박자 행보로 개혁에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NTD Korea 남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