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팡즈싱호 침몰 현장에 "가족은 없었다."(한)

[www.ntdtv,co,kr   2015-06-04]


 

둥팡즈싱호 침몰현장에는 지휘부의 임시장막이 설치되었고 사고가 나자마자 특별 열차를 타고 현장으로 달려 온 리커창 총리가 구조작업을 진두 지휘하고 있었다.

 

`우징`이라는 무장경찰(武裝警察)들이 설치한 차단선에 중국 외교부가 발급한 외신기자증을 들고 취재를 요청해도 “돌아가라!” 는 대답뿐이었다. 오프닝이라도 하려고 카메라 앞에 섰는데 우징 몇몇이 달려오더니 촬영을 방해했다.

 

원저우 고속철 충돌 사고와 쓰촨, 윈난 지진 때도 국가 급 재난 현장에는 항상 중국 총리가 먼저 달려간다. 중국 지도부는 늑장 대응으로 민심이 이반할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사진=SBS 월드리포트)

 

총리의 활약은 실시간으로 생중계해 정부는 비난의 화살을 받을 꼬투리가 없다. 총리의 사고 수습은 전시효과 행정이지만, 중국에서는 아직도 통하는 통치술이다.

 

사고현장은 국영 방송인 CCTV가 독점 중계한다. CCTV는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보도 지침만 따르기에 자국 언론과 외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만 공개하고 준비한 인터뷰만 제공한다.

 

마지막 생존자 구조 소식 후 하루가 지났을 때 사람들이 모여 들어 실종자 가족인가 했더니 구경하러 온 주민들이었다. 구조 목격담이라도 인터뷰 하려고 60대 할머니를 건져 올리는 걸 직접 봤다는 남성에게 마이크를 댔는데 뒤에서 “말 잘 못하면 큰 일 난다!”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얼굴이 금세 굳어지면서 “총리와 정부 영도자들의 지휘 아래 무장경찰과 해군이 구조 작업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라고 국영 방송 아나운서 같은 멘트를 했다.

 

(사진=SBS 월드리포트)

 

중년 여성에게 다시 인터뷰를 시도했다. “바람이 불어서 그 큰 배가 넘어졌다는 게 이해가 안 가요.”라고 말하기가 무섭게 한 무리 사람이 여성에게 달려들며 소리쳤다. “저 여자 파룬궁이다! 다 거짓말이야!” 그때서야 구경하러 왔다는 마을 주민들이 예사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도대체 440명이 넘는 사망 실종자 가족들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둥방즈싱호의 출발지와 도착지인 난징과 충칭에 정부가 마련한 가족 대기소로 가지 않고 사고 현장에 찾아온 가족들도 취재팀과 마찬가지로 현장 접근을 차단당했다.

 

중국 최악의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될 이번 사고 현장엔 희생자 가족들이 없다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NTD Korea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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