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장쩌민을 봐주려는 것일까? (한,중)

[www.ntdtv.co.kr 2014-10-02 11:35 PM]

쉬차이허우, 저우융캉이 낙마한 후, 대부분의 여론은 반부패의 다음 단계가 장쩌민과 쩡칭훙일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연금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도 떠도는 가운데, 9월 29일과 30일의 연회에는 오히려 그들과 그 일파의 주요인물들이 버젓이 얼굴을 내밀었다. 이는 시진핑이 이미 장과 모종의 화해나 타협을 달성했고, 호랑이 사냥은 저우융캉에서 끝낼 것이며, 장쩌민과 쩡칭훙의 죄를 더는 추궁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외계에 보내는 것일까? 이는 많은 사람이 궁금해 하는 문제다.

얼핏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진핑이 왜 그들을 사람들 앞에 다시 선보이겠는가! 하지만, 필자는 관련 동영상과 사진을 몇 번 자세히 본 후, 상황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령 시진핑이 확실히 상대방과 타협과 화해를 이루고, 장쩌민과 쩡칭훙을 봐주기로 했다면, 장과 쩡으로서는 구사일생의 희소식일 것이다. 당연히 그들은 쉬차이허우나 저우융캉처럼 청산당하지 않는 것이라 마음이 가뿐하고 유쾌할 것이고, 표면 모습도 시진핑과 꽤 조화롭게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두 번 공개적으로 선보인 두 사람의 표정은 상황이 전혀 그런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모두들 알다시피, 공개석상에서 중공 지도자들의 이름과 좌석의 순서, 렌즈 각도의 배치에는 늘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며 모종의 정치적 함의를 띠고 있다. 9월 29일 음악회에서 시진핑과 장쩌민은 중간에 앉고 나머지 상무위원 6 명 중, 리커창, 위정성, 왕치산이 시진핑 오른쪽에, 장가오리, 류윈산, 장더장이 장쩌민의 왼쪽에 앉았다. 이는 시진핑 파와 장쩌민 파의 양 진영이 전혀 섞이지 않고 ‘뚜렷이 구분되는’ 모습으로 대치한 상황이다. 다음으로, 음악회가 끝났을 때 장은 갑자기 시진핑을 앞질러 먼저 나갔다. 장이 시의 선배이긴 하지만 많은 외교 사절이 있는 장소에서는 시진핑이 먼저 나가야 중공 관장의 예에 부합되는 것이다. 장이 도리어 시를 앞질러 나갔다는 것은 불쾌한 마음의 장이 일부러 시를 낮추려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시, 장의 진실한 관계는 여기서 개략적인 모습을 보아 낼 수 있다.

다시 9월 30일의 ‘10.1’ 연회를 보기로 하자. 왕년과 마찬가지로, 금년의 연회도 베이징 대회당 2층 연회청에서 거행됐다. 연회 좌석 안배는, 시진핑이 주빈석의 중앙에 앉고, 장쩌민이 시의 오른쪽에, 후진타오가 시의 왼쪽에 앉았다. 연회가 시작되자 시는 술잔을 들고 각기 장과 후에게 술을 권했다. 매체가 전달한 동영상과 사진을 보면, 시가 장에게 술을 권할 때 장의 표정은 굳어 있었고, 시도 그저 예의상 미소를 지었을 뿐 쌍방은 시선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가 후진타오에게 술을 권할 때 시는 도리어 활짝 웃음을 피웠고 후도 기뻐하는 것이 분명했다. 한 편, 시가 후에게 술을 권하면서 잔을 잡은 자세는 손으로 술잔 허리를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술잔 밑굽을 받쳐 들었으며, 잔을 댈 때는 자신의 술잔을 상대방의 술잔보다 낮추었는데 술을 마시는 예의에서 이는 겸손을 표현한다. 그러나 시가 장에게 술을 권할 때는 전체적으로 보아 그가 다만 형식적 예의만 갖추고 있음이 보인다.

CCTV의 클로즈업 영상은 더욱 의미심장한 것을 보여주었다. 관방 언론이 집계한 바 3천여 명이나 되는 국내외 귀빈들이 모인 가운데 지도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엄숙하고 굳어 있었던 것이다. 쩡칭훙의 표정은 더더욱 기이했다. 쩡은 렌즈 앞에서는 언제나 웃는 얼굴이어서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 ‘웃는 호랑이’라 불렸다. 그러나 이번에 나타난 얼굴은 기색이 유별나게 살벌해, 결사 항전에 임하는 듯한 기세였다.

이런 단서들로 판단해 볼 때, 시진핑이 장과 타협과 화해를 이룬 것은 분명히 아니며, 여전히 쩡칭훙, 장쩌민의 운명은 십중팔구는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차례 단결의 쇼를 보여주었지만, 이는 오히려 우리에게 배후에 살벌한 칼날이 번뜩이는 생사결 한판이 중단되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 했다.

위안빈(袁斌) 논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