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시라이의 변호사가 최후 변론 시 강조한 첫 번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일반 간부에서 출발해 중앙정치국위원으로 승진되었다. 자세히 보면 구카이라이가 비행기 비용을 쉬밍에게 늘 대납시킨 것 외에, 2005년부터는 피고인의 범법 행위가 없다. 피고인의 직급이 계속 올라가고 권력이 더 커진 후에도 더는 탐오부패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피고인이 깨끗이 손을 씻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이전의 탐오부패에 어쩔 수 없는 속사정이 있었기 때문인지 깊이 생각하게 한다.” (인터넷 사진)
보시라이 범죄 기소, 논리적 결함
변호인의 이 말은 보시라이를 변호하려는 의도였지만, 중공이 이번에 계획한 재판의 치명적 결함을 드러냈다. 이번 보시라이의 범죄행위에 대한 정부측 기소에 논리적 결함이 있고, 최후 변론 내용으로 보아 배후인 중공 고위층의 연출이 간파 당한 것이 분명하다면, 보시라이 재판의 의도는 이미 파경을 맞았음을 알 수 있다. 자세히 보자.
만약 기소서가 진실해서 보시라이의 범죄들을 모두 나열할 수 있었다면, 굳이 10여 년 전의 5만 위안(한화 약 908만원)에 대해 중기위 조사단이 그렇게 시시콜콜하게 조사하지 않아도 됐었다. 게다가 기소서에는 2005년 이후 보시라이의 탐오부패가 거론된 것이 없다. 그렇다면 자연적으로 보시라이는 2005년 이후에는 아무 문제없는 소위 ‘대 청백리(大?官)’가 되고, 경제 범법 혐의를 벗게 된다.
다른 각도에서 보자. 보시라이는 기소서에 ‘제멋대로 수뢰하고 공금을 유용 횡령한 범죄자’로 묘사되어 있다. 그 내용이 맞다면 2005년 이후 보시라이가 어떻게 갑자기 범죄에서 손을 뗄 수 있었겠는가? 사실 2005년 이후 보시라이의 권력은 더욱 커져 중앙 상무부와 충칭을 장악하고 있었다. 변방인 충칭 서기 재임 시 일언중천금이라, 부패할 수 있는 조건과 기회가 더욱 많았다. 게다가 그는 탐오할수록 높이 승진하던 경력자다. 그가 탐오 심리를 어찌 끊을 수 있었겠는가.
당국은 보시라이의 진짜 범죄 공개 못해
보시라이는 중공 최고 권력층인 정치국상무위원이 되기 직전에 실각했다. 각계 소식통은 그가 연루된 범죄가 검찰에서 기소한 3가지뿐만이 아니라고 전한다. 장쩌민을 따라 파룬궁을 탄압해 생체 장기적출을 한 대죄, 저우융캉 등 고위층과 전국 정법위를 장악한 뒤 정변을 일으켜 시진핑 자리에 오르려 한 죄. 그 외 충칭 타흑 기간에 법률 절차를 무시하고 타인의 목숨을 초개같이 여기며 몰수한 천억에 달하는 재산. 그는 이 가운데 겨우 9억3천만 국고에 반납했다. 그 천억 자산의 행방을 당국은 여태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죄명이 거론 되어야 보시라이의 범죄 행각을 논리에 맞게 드러낼 수 있지만, 그렇게 하면 중공의 입지도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당국은 가벼운 세가지 죄만 선택했다. 원래의 각본대로라면 보시라이는 순순히 죄를 인정하고 당에 감사하고 정부에 감사하다는 진술을 발표해야 한다. 그래야 보시라이는 친청(秦城) 교도소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고, 당은 큰 호랑이를 잡았다고 선전할 수 있으며, 왕리쥔이 미국영사관에 뛰어든 이래 1년 넘게 지속된 당내 위기를 종결할 수 있다. 시민들도 다시는 이 사건을 잡고 늘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대 환희의 희극은 쇼를 안 하면 너무 아깝다. 그러나 만일을 대비해, 당국은 생방송을 피하고 수정할 수 있는 녹화 중계를 했다. 보시라이와 중공 고위층의 협의가 끝나 위험성이 작았으므로, 첫날의 웨이보 중계는 데이터 갱신이 비교적 빨랐다. 보시라이가 예상 밖으로 진술을 번복하자, 이튿날의 웨이보 갱신은 많이 늦어졌고, 2일간 계획했던 재판이 5일로 늘어졌다.
보시라이 재기 도모
보시라이가 일방적으로 각본을 뒤엎은 것은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 그는 중공 고위층이 당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진정한 범죄행위를 폭로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이로 인해 보시라이는 국면 만회의 큰 기회를 얻었다. 권력은 보시라이의 첫 번째 가치다. 보시라이는 최후 진술에서 이전에 자술서에서 죄를 시인했던 이유를 명백히 언급했다. “그때 나의 마음 속에는 희망의 불씨가 하나 있었다. 당적을 보존하고 나의 정치생명을 보존하기를 희망했다.”
보시라이는 어느 정도 목표에 도달했다. 보시라이는 재판 중에서 중공당국의 은폐를 이용해 탐오 기소를 무력하게 하고, 자신을 중공 정치투쟁 중의 피해자로 부각시켰다. 당국의 보시라이 재판은 완전히 실패했다. 보시라이의 요란하고 뻔뻔스러운 행실은 현 중공 고위층 일부 인물들에게는 수시로 거대한 위협이 될 것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영향력이 크기에 1년 넘게 준비한 이런 대 연극조차도 중공은 각본에 따라 공연해내지 못했다. 이는 여태껏 있어본 적이 없는 일이다. 이것은 현재 천멸중공(하늘이 중공을 멸하다)의 시기와 당 해체 전야의 허약한 모습을 나타낸다. 보시라이의 이 같은 태도는 당내 반 보시라이 세력과 지지 세력의 대결을 분명히 격화시켰다. 대 연극은 계속 상영될 것이다.